건너 편 이장 댁에 모처럼 민박 손님이 왔다. 여름 휴가 이후로 뜸했던 손님인데,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계절이 되자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다. 이장 댁은 원주로 출가한 자녀들을 위해 집을 조금 크게 지었는데, 두 내외만 지내기에 적적하여 민박 손님을 받는다. 하지만 돈도 많이 받지 않는다. 그저 사람 사는 냄새가 아쉬울 뿐이다. 그날 저녁 민박집 손님 차가 이장 댁으로 진입하려던 순간 뒤에서 앞지르려던 트럭과 부딪혔다. 문 한짝이 완전히 찌그러진, 사람이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는 제법 큰 사고였다. 저녁 식사를 앞두고 아내에게서 소식을 듣고 곧 현장으로 갔다.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길에 차량 두대만 비상등을 켜고 있고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씨끄럽게 웅성거리고 있다. 워낙 어두운 길이라 어느 차가 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