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촬영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촬영은 화산 등정이었다. 화산도 살아서 활동하는 활화산이다. 필리핀 루손섬 남부에 있는 마욘산이라는 화산으로, 공중에서 봤을 때 정확한 원추형의 모양을 띄고 있어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활화산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거야 구경하는 사람들의 생각이고, 직접 올라가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 일정에 대비해서 나름 체력관리도 하고 컨디션 조절도 했지만 막상 눈앞에서 자연의 웅장함을 보니 다리가 저절로 달달 떨렸다. 답사 다녀온 스탭은 별 거 아니라며, 슬리퍼 신고도 올라갈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런 말도 안되는 허세는 오히려 심장만 더 쪼그라들게 했다. 모든 촬영일정은 이 화산 등정에 맞추어져 있었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을 촬영 초반에 해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