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인저리타임 46

깃발라시코

http://tvcast.naver.com/v/794347  우리나라는 언제 이런 세련된 유머들을 주고받나했더니 현실로 나타났다.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성남FC와 수원FC. 시민구단의 특성상 구단주는 현직 시장이다. 두 구단주가 친분이 있는지 경기전부터 승리를 장담했다. 급기야 이기는 구단의 깃발을 상대진영에 게양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팬들은 이를 가리켜 라 했다. 스페인 축구 라이벌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라고 부르는 데서 만들어낸 농담이다.  이런 세련된 설전이 오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그나마 답답했던 현 시대의 울분이 조금 가라앉게 된다. 조금만 좋아도 얼마든지 다양하게 즐길 줄 아는 한국사람들인데, 무책임한 지도자들이 아쉽기만 하다. 앞으로 이렇게 세련된 즐거움을 누릴 수 있..

유로 2008 열기에 가린 축구천재의 퇴장

어느 대회나 그렇듯 큰 대회가 열리면 당연히 모든 화제가 집중된다. 크고 작은 경기에서 팬들은 영웅을 만들고 언론은 드라마를 만들기도 한다. 유로 2008 대회도 마찬가지다. 유럽축구의 변방국이라 할 수 있는 터키와 러시아의 약진이 대회 내내 화제였고 극적인 승부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하기에 충분히 등장했다. 언제나 그렇듯 모든 화제는 주인공에제 집중되는 법이다. 하지만 그런 드라마틱한 화제 속에 가려진 채 쓸쓸한 모습으로팬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축구 천재가 있어 다시한번 기억을 더듬어 본다. 우리는 그를 오랫동안 기억해야 한다. 그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 * * 세상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아마도 이런 질문은 매우 엉뚱하고 몰상식하게 생각되지만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질문..

프리미어 리그 재밌게 보기

1. 시작하는 글 당분간 관심있는 국가대항전도 없고 프로축구도 없는 때입니다.할 수 없이 프리미어 리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마침 박지성 선수도 부상에서 회복되어 돌아왔고,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선수가 활약중이니 조금만 알고 프리미어 리그를 본다면 이 겨울이 두배로 즐거울 거라 생각됩니다.  프리미어 리그에 대한 기본 상식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미 주말마다 밤을 지새듯 프리미어 리그를 보시는 광팬들이야 모두들 자세히 알고 있을 얘기지만, 잘 모르는 초보팬들에게 프리미어 리그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얘기들입니다.알고나면 다음 경기부터는 프리미어 리그가 두배로 재밌어 질 것이고, 나아가 축구를 보는 눈, 그리고 우리나라 축구를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입니다.  2. 프리미어 리그..

듣보잡

네티즌의 영향력이 사회 전반으로 번져나가면서 생활 곳곳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맞보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우리 언어에 대한 파괴, 변질 등 이른바 네티즌 언어의 급속한 파급이었다. 하지만 일부 기성세대의 우려에 반해 이런 신종 언어의 유행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고 더욱이 단순 홍보와 계몽 이외에는 이를 막아낼 방법이 없는 것 또한 현실이었다. 그러다보니 네티즌 용어는 점점 더 사회적으로 자리잡고 있고 때로는 이 용어만이 표현할 수밖에 없는 절묘한 상황이 발생함으로써 이제 일부 네티즌 용어는 사회적으로 당당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언어의 순수성 관점에서 보자면 슬픈 일이겠지만 언어의 사회성 관점에서 보자면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네티즌 언어가 사회 전반에 중요한 소통..

개성축구팀을 만들어 K-리그에 참여시키자!

아주 오래전에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축구가 가지는 장점과 축구 속에 감추어진 묘한 매력을 소개한 글을 쓴 적이 있다. 한두편의 장점과 글이 아닌, 무려 100편의 장점으로 이루어진 글이었다. 기간은 무려 10개월이 걸렸고 글을 쓰면서도 타 종목과의 비교에 의한 비하나 폄훼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렇게 굳이 100가지 장점을 정해둔 이유는 마지막 100번째 편에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전에 등장한 축구의 장점과 매력을 대충 살펴보면, 인체공학에 딱 맞게 어우러진 90분이라는 황금의 경기시간대라던가, 본능에 가장 가까운 스포츠, 여행지에서 만난 유럽사람들과의 끊임없는 화제를 양산할 수 있었고, 경기가 끝나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훈훈한 장면 등이었..

일본 만화

일본 만화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마징가 제트로 대변되는 TV 애니메이션 분야도 대단하지만 단행본으로 출판된 만화 역시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40대의 아저씨 아줌마들도 아직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의 '캔디'라는 만화도 그렇고 이후 드래곤볼, 슬램덩크, 짱구는 못말려 등 각 세대별로 성장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만큼 재미도 있고 완성도도 높다.  이미 만화 문화와 만화 산업이 발달한 일본의 만화는 구성도 탄탄하고 소재의 분야도 다양해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매니아가 있다. 이러한 일본 만화가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원인은 우선 소재의 다양함이다. 황당한 우주공간이 등장하는 비약적 배경도 그러하고, 도무지 스토리로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생활의 작은 분야도 만화의 훌륭한 소재로 등장..

축구전쟁

축구는 전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최고의 스포츠임에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고 있다. 도대체 사람들은 어느 정도 축구에 열광할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가장 적절한 역사적 사실은 1969년에 있었던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의 축구전쟁일 것이다. 이미 세상에 알려진 자료를 근거로 당시의 상황을 시간별로 정리해보자. 1969년 6월 7일.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월드컵 예선 최종전을 위해 원정온 엘살바도르 선수들의 숙소앞에서 온두라스 응원단이 밤새도록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깡통을 두드리는 등 소란을 피움. 결국 경기는 온두라스의 1:0 승리. TV로 경기를 보던 엘살바도르 소녀가 충격에 못이겨 권총으로 자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가 모두 ..

명승부 속의 두 한국인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2005~2006 시즌 35라운드. 런던의 화이트 하트레인 경기장에는 명승부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 경기장에는 두 명의 한국인이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토트넘 핫스퍼의 이영표 선수. 두 사람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기둥선수이자 각 팀의 붙박이 주전 선수로 맹활약하는 선수들이다. 특히 이번 프리미어 리그 35라운드 경기는 지난 맨체스터 홈에서 열린 1차전과 경기와 달리 박지성이 오른쪽 윙 포워드로, 이영표가 왼쪽 윙백으로 출전함으로써 경기 내내 이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특히 전반 끝무렵 토트넘 수비진영의 이영표 선수의 실책으로 공을 빼앗겨 결승점으로 이어져 홈팀의 패배했으며, 하필이면  그 공을 빼앗은 선수가 박지성이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장면도 있..

대형 스트라이커

아마추어 축구팀에서도 스트라이커 자리는 모든 영욕을 함께 하는 자리다. 하물며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자리는 온국민의 기대를 담고 있어 모든 스포트라이트와 원망을 한번에 짊어져야 하는자리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의 스트라이커는 몇가지 필수조건을 갖춰야 했다. 건장한 체격을 비롯한 하드웨어와 득점 감각 및 슈팅력, 그리고 재공권 장악력 등 스트라이커로서의 기본적 기량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이로 인해 많은 팀들은 대형 스트라이커를 선호했고 이러한 대형 스트라이커는 한국 축구의 색깔을 나타내는 중요한 꼭지점이 되었다. 황선홍이 그러했고 이후 최용수, 김도훈, 이동국, 조재진, 정조국도 같은 부류의 스트라이커들이다. 이러한 스트라이커 계보는 최순호 선수의 등장으로 시발이 되었다고 하나 조금 더 기억을 거슬러 ..

한국 축구가 지향해야 할 모델국가

월드컵 4강과 6연속 월드컵 진출로 아시아는 물론 축구 강국에서도 한국 축구팀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의 눈에는 아직도 상당히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 부족함이 2%가 모자라는 부족함이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20% 이상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예전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름대로 훌륭한 인프라도 갖췄고 선수들의 해외진출도 활발한 상태다. 특히 국민들의 높아진 열의와 관심은 축구가 한단계 발전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제 우리가 가장 지향해야 할 모델을 찾아 그 성공케이스를 분석하고 이를 벤치마킹하며 축구 실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바람직한 시점이다. 물론 예전에도 이런 논의와 제안은 있었고 그 대상도 찾아보았지만 대부분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좋은 결과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