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이 들어 돌아보니 이제는 꽤 오래 전 일이 되었다. 친구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모두 14명의 인원이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다.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긴 비행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하니 이제야 먼 타국에 와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친구는 회사의 사장이니 직접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엔 입장이 모호하고 친구인 내가 그 역할엔 가장 적격이어서 인원을 인솔하여 공항을 나가야 했다. 어차피 필리핀이면 가끔 가던 곳인데다 그 사실을 아는 친구도 내게 그런 부탁을 하려고 직원들 가는 곳에 한자리 끼어준 게 아닌가.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하는 편이 아닌 게으른 성격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