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당신 복권 샀어요?” 토요일 저녁, 뉴스가 끝나고 TV화면에 로또복권 추첨 장면이 나오자 아내는 잠시 잊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 낸 듯 다짜고짜 물었다. “아니?” 아내는 경찰서 강력계 형사가 전과 24범을 취조하듯 큰소리를 치며 왜 로또 복권을 구입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왜는 무슨 왜, 안맞을 게 뻔하니 안샀지.” 기대했던 것보다 그 이유가 대수롭지 않으니 아내는 더 화가 나는 듯했다. 얼마전 아내가 꿈속에서 숫자가 씌여진 공들이 날아다는 꿈을 꾸었다며 이번주에 반드시 로또 복권을 구입해달라는 얘기를 했었다. 꿈에서 보았다는 번호는 0과 1, 그리고 8이었다. 꿈을 꾸려면 제대로 꾸던가 아니면 숫자를 보려면 끝까지 다 봐야지 세 가지 숫자만 달랑 기억한다니 이게 뭐 도움이나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