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빨리 와서 후연이랑 가위바위보 해봐욧!” 일을 마치고 집에 들아왔더니 아내는 잔뜩 흥분된 목소리로 유난히 호들갑을 떤다.흥분하는 저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아들 후연이가 가위바위보를 할 줄 안다는 얘기가 되는데 그렇다면 이는대단한 성장을 했다는 신호다.가위바위보를 한다는 것은 우선 언어적인 학습능력과 제어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수학적 능력과 승패에 대한 판단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니이제는 제법 사람 소리를 들을 만큼 커버렸다는 얘기다.하지만 아내의 말을 모두 믿을 수는 없었다.“아니, 얘가 어떻게 가위바위보를 한다고 그래?”못 미덥다는 말투로 아내에게 반문하니 아내는 못믿는 내가 오히려 불쌍하다는,마치 사이비 종교를 선교하는 이상한 사람들의 표정이 되어 내게 말한다. “아, 글쎄...정말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