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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2015> 지하철의 여인

지하철을 탔는데 웬 젊고 이쁜 여자가 나한테 자꾸 말을 건넸다.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네?'라고 하면 다른 데로 고개를 돌리곤 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자니 또 말을 건네고 내가 대답하면 딴청 하는 일이 반복됐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금방 알게 됐다."지하철에서 이어폰으로 다른 사람과 통화하지 맙시다!"

<페북-2014> 우사인볼트

건너편 승강장에 전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미친듯이 계단을 뛰었다. 두계단씩 성큼성큼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우사인볼트보다 빨랐을 것이다.심장이 터질듯 달렸다.한순간 삐긋하면 계단을 굴러 선로까지 날아갈 속도로 뛰었다.극적으로 지하철에 탑승하고 자리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쉴 때 안내방송이 나왔다."앞차와의 간격조정을 위해....""....?"차는 1분간 정차했다.문이 활짝 열린 채.

<페북-2014> 연기

자주 가지 않는 지하철역에 내렸다. 날히가 추워 승강장에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장갑을 낀 뒤 목도리마저 챙챙 감았다.곧 역밖으로 나갈줄 알았는데 의외로 상당히 긴 지하상가가 이어져 있었다.얼어죽지 않으려는 듯한 내 복장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몹시 아픈 척 계속 기침을 콜록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내달았다. 땀난다.

<페북-2014> 악몽

간밤에 지구가 멸망하고 나는 한 남자와 함께 폐허가 된 지구를 탈출하는 꿈을 꾸었다.사이보그 모습을 한 토끼와 사슴, 기린이 눈에 레이저를 켠채 뛰어다녔다.마지막 탈출구인, 몸 하나 겨우 들어가는 작은 동굴에 몸을 던져 인디아나 존스처럼 미끄러져 내려갔는데 동굴이 막혀있었다.나가지도 못하고 낑낑거리다 잠에서 깼다.하루종일 피곤했다. 기분이 더러워 로또는 안샀다.도망만 다녔더니 피곤하다.오늘은 꿈에 케이트업튼이 나타나길 기다리면 잠에 들 예정이다.

<페북-2014> 요술공주 세리

인터넷이 발달해서 좋은 점은 지나간 추억을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문득 생각이 나 예전에 보던 만화영화를 검색했다.만화영화 주제가는 보통의 노래와는 달리 어린시절의 큰 추억이 담긴 노래다.그중에서 최고는 당연히 '요술공주 세리'라고 생각했다.(물론 다른 시대에 산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기는 힘든 일이다)그런데 이 만화는 일본만화를 그대로 수입한 것이고,불행히도 주제가까지 그대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내 추억이 일본에 의해 조작된 기분이다.

<페북-2014> 호칭

강의를 몇번 하고부터젊은 사람들과 소통이 잦아졌다.대부분 이십대인데 심지어 십대 청소년도 있다.그러다보니 나에 대한 호칭이 문제가 됐다.내가 주로 듣는 호칭은 작가님이나 편집장님인데, 젊은 친구들은 그런 호칭이 익숙치 않은 듯했다.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호칭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주었다.규정은 이렇다...아버지가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선생님,아버지가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오빠,아버지가 내 또래면 엄마라고 부르라고 했다.지금 오빠가 두명있고 엄마가 두명있다.작지만 큰 즐거움이다.

<페북-2014> 청소

아저씨들이 휴일에 집에서 청소할 때의 마음가짐 -1. 어떻게 하면 청소를 깨끗하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절대로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2. 걸레질을 마치고 걸레는 적당히 더러워져야 한다. 너무 깨끗하면 안한 걸로 오해받고, 너무 더러우면 다시 시킨다.3. 청소기를 돌릴 땐 자신이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는지 생각하면서 하면 지루하지 않다.4. 걸레질을 할 땐, 다음 생애엔 정말 재밌게 살아보겠다고 마음 먹으면 그나마 청소가 즐겁다.5. 작업 좀 해봤다고 청소를 마치고 청소도구를 닦으면 안된다. 의무 사항만 하나 더 늘어나게 된다.6. 결혼 안한 노총각은 이 글을 읽으며 혼자 사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현재 사회분위기에 감사하면 된다...힘든 주말을 마치고, 월요일 출근을 손꼽..

<페북-2014> 마케팅

내가 일하는 건물엔 커피숍이 3개 있다. 주기적으로 세 군데가 돌아가면서 손님을 끄는데, 그 이유는 일하는 아가씨의 미모와 친절이다. 홍보니 마케팅이니 이런 것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다른 분야에서도 마케팅이란 게 의미가 없는 것이다.오늘도 최근 인기가 좋은 커피숍에 커피마시러 갔다. 항상 상냥하던 아가씨가 그만 두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왠지 맛없는 커피를 겨우 마시고 커피숍을 나왔다.그리고 드는 느낌......."그러나, 예쁜 것은 수명이 짧다."

<페북-2014> 조우

저렇게도 두사람이 만나는구나. 데보라 헤리는 여전히 섹시하네...데보라 헤리는 그룹 브론디의 리드보컬로 콜미, 타이드이즈 하이, 핫오브글래스의 주인공. 특히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나온 마리아란 노래의 오리지널 가수.왼쪽의 칼리 사이먼(Carly Simon) 역시 내가 좋아하는 가수로, You are so vain, Nobody does it better 등 히트곡이 있다.페이스북하다보니 별 소식을 다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