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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럴 때 나이를 먹고 있음을 느낀다

- 종로, 신촌, 명동 거리에서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몇번씩 지나다녀도 아는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질 못할 때. - 크리스마스 이브날의 귀가 시간이 매년 빨라지고 있을 때. -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택시운전수 아저씨와 대화가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잘 통하고 있음을 느낄 때. - 무언가를 하려고 식사를 대충 때우던 적도 분명히 있었는데, 맛있는 밥 한끼 때문에 다른 일을 취소할 때. - 이미 계절이 바뀌었는데 철지난 옷을 입고서도 남의 눈치를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시내 한복판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 오랜만에 찾은 오락실에서 계속 두리번거리며 테트리스를 찾을 때 - 오이를 먹을 때 케첩이나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것보다 고추장이 더 맛있게 느껴질 때 - 후배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본 TV얘기를..

창작 단편유머 2024.02.21

텔레토비와 국회의원의 공통점

- 텔레비전에서 자주 본다 - 떼지어 몰려 다닌다 - 돔형 지붕으로 만든 집을 주 생활무대로 한다 - 하는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밥은 굶지 않는다 - 색깔로 구별한다 -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 똑같은 말을 몇번씩 반복한다 - 주로 입으로 먹고 사는데 가끔씩 몸으로 때우기도 한다 - 자기들끼리 결정하고선 매우 즐거워한다 - 사람인 척 한다 ----------------------------------------------------------------- 사회의 풍자가 심하게 표현된 이 작품은 내가 쓴 작품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각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소재로 쓰였으며 신문의 칼럼에서도 이 얘기를 소재삼아 자기들 하고 싶은 얘기를 했었다. 조선일보의 어느 칼럼에서는 마지막 공통점인 '사람..

창작 단편유머 2024.02.21

어느 벤처기업

백수 건달을 자칭하는 사람들 몇명이 모였다. 백수 1 : 그러니까 우리도 이렇게 놀기만 할게 아니라 기업을 만들어보는거야! 백수 2 : 기업은 무슨 기업, 읽던 신문지 빵꾸나는 소리하고 있네. 백수 1 : 허허 참... 요즘 벤처기업이 인기잖아, 그러니까 이름만 근사하게 짓고 코스닥에 상장하면 엄청난 이익이 올껄? 백수 3 : 근데 그게 가능해? 백수 1 : 그럼! 이름만 벤처기업 답게 그럴듯하게 지으면 된다구! * * * 그리고는 모든 백수들이 모여 새로운 기업의 이름을 짓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이다보니 이름이 결정나지는 않고 좋은 이름만 같다 붙이게 되어 기업의 이름은 시간이 갈수록 길어져만 갔다. 백수 1 : 어라? 이것 봐라. 기업 이름이 뭐 이리 길어? 백수 4 ..

창작 단편유머 2024.02.21

김동완 통보관

TV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한 근래에 들어 연예인이나 아나운석급으로 급상승한 인기 방송 직종이 있다. 기상캐스터다. 일기예보 등 기상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어떤 화제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을 지는 모르나, 젊고 예쁜 여자가 생기있고 발랄한 모습으로 내일 날씨를 알려주니 나름대로 적잖은 화제가 될 수는 있겠다. 그런 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연예인이 된 사람도 있고 때론 연예인이 되는 또 다른 입문과정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니 기상캐스터란 단순히 날씨정보만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좋은 환경인 듯하다. 도대체 이런 기상캐스터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생각하다 문득 아주 어렸을 때 뉴스 끝부분에 흥미롭게 지켜본 한 아저씨가 생각났다. 김동완-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동명이인의 어느 ..

유머칼럼 2024.02.21

라면

라면의 역사는 라면 나름대로 제법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도 각자 가지고 있는 라면에 대한 추억도 다양할 것이다. 나이가 적든 또는 많든 살아온 인생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저마다 훈훈하고 생생한 기억과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도 라면을 즐겨 먹었던 것 같고, 키가 쑥쑥 크던 청소년 시절에도 친구들과 즐겨 먹었으며, 일요일 아침마다 나오던 군대 급식의 라면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나곤 한다. 가장 오랜 기억을 거슬러 떠오르는 라면은 벌크포장으로 된 5개들이 라면이었는데 아마 그 가격이 100원이었을 것으로 기억된다. 한개가 20원이었으니 5개면 당연히 100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사회 현상에 비교해보니 뭔가 합리적이지 못한 가격인 듯싶다. 아마 태어난 동네에 아직까지 살고 ..

유머칼럼 2024.02.21

지못미

요즘 네티즌들은 한 문장을 단어의 첫글자만 따서 줄여 말하는 것이 유행이다. '이뭐병'이란 말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라는 비아냥의 줄임말이고, '흠좀무'는 '흠... 이건 좀 무섭군요.' 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이런 줄임말은 워낙 자주 사용되는 상용 문구를 간단하게 정리한 줄임말 본연의 의미도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또는 스스로 표현하기 싫을 정도로 구차한 표현을 말을 줄임으로서, 마치 다른 뉘앙스로 표현함으로서 자신의 인격과 도덕성에 대한 가치추락을 막아보자는 의미도 있는 듯싶다. 이렇게 발생되고 유행되는 줄임말은 네티즌을 중심으로한 여론의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줄임말 표현에 '지못미'라는 말이 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말..

유머칼럼 2024.02.21

나도 글쓰는 재미와 가치를 안다!

나도 글을 쓴다. '쓴다'라고 말하기는 거창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다. 글을 쓰면서 느끼는 세밀한 감성과 쓰고나서 다시 읽으며 더 풍부해지는 감성을 참 좋아한다. 그것이 혼자만의 일기가 되었듯, 또는 별로 전하는 메시지가 없는 낙서장의 낙서일지라도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감성은 언제나 아름답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감성의 표현을 잘 하는 사람들의 글은 내가 글을 쓸 때 얻게 되는 감성보다 더 풍요로왔고 따라서 독서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도 당연함으로 여기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개념으로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니 말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한 중앙 유력일간지에 게재되었다는 칼럼을 보니 글을 쓴다는 것..

유머칼럼 2024.02.21

네티즌

인터넷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컴퓨터만 있으면 수많은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또한 각종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다. 흔히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이라 말하는데 그것은 단순히 다양한 콘텐츠와 양질의 풍부한 정보만의 얘기가 아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어느 나라든 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 받는 일이 가능하고, 자료를 전송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난히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발달한 통신 인프라가 한몫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커뮤니티'를 이루고 그 힘을 발휘하는 놀라운 집중력에 있다. 네티즌이라는 합성 신조어가 상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쉽게 피력하는 것..

유머칼럼 2024.02.21

꿈속의 군대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의 성인 남자라면 몇 가지 공통된 점이 있다. 산에 올라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 무려 8자리가 되는 군번을 한숨에 기억해 낸다는 것, 자신이 가장 힘들게 군대 생활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 등이다. 마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그 무용담과 일종의 공치사는 점점 과장되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같은 경험을 한 사람끼리 뻔히 알만한 거짓말도 웃으면 받아들이니 군대를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만드는 유대감은 생각 보다 상당한 모양이다. 그런 몇가지 공통된 특징중 군대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얼핏 이해가 가지않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간혹, 꿈속에서 군대에 다시 입대하는 꿈을 꾼다는 점이다. 이것은 군대에서 제대한 기간이 짧을수록 자주 나타나지만 제법 그 기간이 한참 경과된 ..

유머칼럼 2024.02.21

늑대와 개

개의 조상은 늑대라고 한다. 예전에는 한 동물이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 둘은 점차 다른 성격의 동물로 갈라진다. 개는 야성을 떠나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동물, 이른 바 반려동물(伴侶動物, companion animal)이라는 존칭까지 붙으며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늑대는 아직도 야생하면서 멸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등 둘 사이는 상반되게 진화되어 왔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시기는 대략 1만 2천년전으로 추측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보면 비슷하게 닮은 두 동물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인간의 보호를 받으며 자란 개들은 늑대를 보면 정신없이 짖어댄다. 두려움 때문이다. 늑대가 뭔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 개들도 미친듯이 짖어댄다. 이런 두려움은 학습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본능에 의한 것으로, 누가 가르쳐..

유머칼럼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