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SNS, 밴드에 쓴 글 170

<페북-2016> 이상무 화백

우리에겐 독고탁으로 잘 알려진 이상무 화백이 지난 1월 3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린 시절의 한 추억을 장식해준 만화여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세상을 떠나기 바로 직전까지 작업에 열중했다고 하니 더 안타깝네요.전인권 밴드의 '눈눈눈눈'이란 노래의 배경 그림이 유작이 되었네요.독고탁의 명랑함은 없지만 참 아름다운 장면입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페북-2015> 다시 태어나면....

문득 다음 생애에는 예쁜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예쁜 정도가 아니라 누가 봐도 예쁜, 연예인급 미모를 가지고 태어나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살아가는 데 웬지 많은 이익이 있을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함께 일하는 동료 아가씨 직원에게 이런 얘길 했더니 듣는 내내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 생각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르러서야 여직원을 아주 짧막하게 말을 꺼냈다."저두요......."

<페북-2015> 강아지 두 마리

강원도 횡성, 옆집 이장님 댁에 식구가 늘었다.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강아지 두마리다. 거리를 방황하는 유기견이라는데, 아마 교통사고 등의이유로 어미 잃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새끼를 이장님이 받아준 모양이다.색도 흑백의 한쌍이고 암수 한마리씩이다. 어미 잃은 처지를 아는지 두 녀석은 꼭 붙어다닌다. 사람이 오니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듯 눈군지도 모를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다음 주에 가면 조금 더 자라겠지. 그때도 나를 알아보고 졸졸 따라다닐 수 있을런지...

<페북-2015> 양말

촘촘하게 묶인 끈을 풀기 싫다는 이유로 진뜩 힘을 주어 무리하게 신발을 신었다. 신발속으로 쑥 빨려들어간 발의 엄지발가락 느낌이 심상치 않았다.알듯모르게 느껴지는 이 청량함과 허전함은 발가락이 양말을 이탈했을 때 발생하는 현상인데, 정상적인 방법 외에 양말을 이탈했다면 그것은 곧 양말의 부분적 파손을 의미한다.아마도 신발에 가려진 양말은 가장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커다란 엄지발가락을 노출한 채 신발속에 숨어있을게다.틀을 벗어나려면 틀의 부분적 파괴가 있어야 가능하다. 세상 일도 그렇다. 생각의 폭은 틀을 깨면서부터 점점 커지게 된다.종로 3가에서부터 쓰기 시작한, 이 말도 안되는 글 덕분에 어느새 목적지에 왔다.목적달성했으니 더 이상의 글은 이제 무의미하다. SNS의 용도는 정말 다양하다.

<페북-2015> 운동화

퇴근길. 마을버스에 힘들게 앉은 아버지의 쇼핑백.그 안에 아들 것으로 보이는 허름한 운동화 한켤레. 오늘도 아버지는 힘든 일을 마치고 오늘 품삯으로 철없는 아들 녀석이 원하는 운동화 한켤레를 사들고 힘없이 집으로 향한다.몸은 힘들지만 아들에게 좋은 선물을 구했다는 즐거운 마음.......은 개뿔.이런 심부름 좀 안했으면 좋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