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SNS, 밴드에 쓴 글 170

<페북-2015> 안네 소피무터

아주 오래전에, 카세트테이프로 음익들을 때 모차르트 바이얼린 협주곡을 사서 잘 들었었다. 이후 cd가 대중화되며 같은 음반을 찾았는데 보이지 않아서 언젠가 사려고 기억해뒀는데..... 카세트테이프 표지에 연주자인 안네 소피 무터라는 소녀의 사진이 있어 그 이름을 기억했었다.오늘 페북을 보다 그 안네소파무터를 보게 되어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인생무상이다.

<페북-2015> 친구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 요셉이는 축구하자며 축구공을 들고 우리집앞에서 내 이름을 크게 부르곤 했다.스무살이 넘어 오랜만에 축구하자며 요셉이는 우리집앞에서 예전처럼 내 이름을 불렀다.그리고 마흔일곱살이 됐을때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요즘 축구 어디서 하나며 자기도 같이 가고싶다고 했다.일요일 오후 요셉이는 집앞에 왔다. 이름 부르는 대신 핸드폰으로 나를 불러냈다. "아이도 있는데, 차마 이름을 못부르겠더라구...."오십이 넘어 요셉이를 그의 모친상에서 만났다. 지난 이야기를 나누다 그런 기억이 떠올랐다.또 언제 우리가 다시 축구할 수 있을까?

<페북-2015> 이름풀이

한자에 조예가 깊은 선배가 내 이름을 맛깔스럽게 풀이해줬다.의미가 좋든 나쁘든 누군가 나를 한번 생각해준다는 사실이 아름답지 않은가?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글쓰기란 '자신의 생각을 문자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리곤 하는데, 생각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문자인 듯 싶다. 문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 고마운 선물이다.동택이형, 고맙습니다.

<페북-2015> 꼬막

"이게 뭔지 아니?""꼬막이잖아요"저녁 식탁에 나온 반찬을 보고 둘째에게 물었더니 시크한 대답이 돌아왔다."그럼, 조그만 꼬막을 뭐라 부르는지 알아?""네? 그런 말이 있어요?"드디어 무뚝뚝한 녀석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있지. 바로.... 꼬꼬막!""......" 빵 터질거라는 나의 앙증맞은 바람과 달리 녀석은 그냥 한번 피식 웃었다.아들만 둘 키우기 힘들다.

<페북-2015> 어떤 수강생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업무나 사업에 뭔가 도움이 될 지식이나 정보를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와 전혀 관련이 없는 한 수강생이 있었다. 지난 목요일 강의 때 한 젊은 아가씨가 찾아왔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무용전공자였는데, 인생을 무용과 함께 보냈기에 세상의 다른 일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많은 강좌를 듣는다고 했다. 무용가였던 부모 밑에서 자라 6살때부터 무용을 하며 지냈다고 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인생의 대부분을 무용과 함께 지냈으니 세상일에 대한 걱정도 생길 듯했다.그러나 본인의 걱정과는 달리 말투로 보나 생각하는 방식으로 보나 그다지 세상을 모른다고 할 이유는 전혀없었다. 그래서 그런 걱정은 아예 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냥 재미로 세상 일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페북-2015> 뽀뽀

지난밤,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로 가는데 한 젊은 커플이 에스컬레이터 한쪽 계단에 위아래로 마주보고 서서 뽀뽀를 하고 있었다. 밑 계단에서 지켜 보다가 참지 못하고 결국 한마디했다."이봐요!"뽀뽀하다 말고 쳐다본 젊은 남자에게 말했다."여자랑 자리를 바꿔~~~ ^^"하필 남자가 윗칸에 서서 키도 작은 여자에게 맞추느라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고맙게 생각할 거라는 나의 기대는 착각이었고, 커플은 왠 대머리 변태 아저씨가 가발이라도 팔려는 수작으로 봤는지 하던 일을 계속했다.에스컬레이터에서는 뽀뽀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