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큰 누나는 서울의 한 여자 고등학교에서음악 선생님으로 근무하셨다.늘 기말고사 때면 누나는 답안지 뭉치를 집으로 가져와 채점하곤 했는데가끔 시간이 맞으면 채점을 도와주곤 했다. 그러던 하루는 이상한 답안지를 하나 보았다. “누나! 여기서부터는 답이 이상해?” 답안지는 네 칸 중에 정답 한 칸을 새까맣게 채우는 스타일이어서정답에 구멍을 내어 표시한 정답지를 가지고답안지와 대조해보면 금방 점수가 나오는 방식이었는데16번 문제부터는 단답형 답안이었던 것이다.그런데 정답의 내용이 모두 고전 음악 제목인 것이 이상하여 누나에게 물었다. “음……. 그거 청음 시험이라는 건데 너희 학교는 안 하니?”“청음 시험?” 그러니까 누나의 설명은 시험 시간에 번호를 붙이고 음악을 틀어주면서그 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