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이야기

라이브 음악 카페

아하누가 2024. 6. 25. 23:39

 

 

음악을 듣는 것을 즐겨하는 나는 외국에 갈 때마다 마음에 듣는 바나 카페를 찾는다.
한국에도 그런 곳들이 없겠냐만 음식값이 만만치 않아 형편상 자주 갈 수 없다.
동남아 국가는 한국에 비해 물가 자체가 싸기도 하지만
술집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특히 서양 사람들이 주로 오는 업소일수록 서양식 문화가 술값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맥주 한병 테이블에 올려두고 적당히 즐기는 것이 고작이다.
술을 즐겨하지 않는 내게 이런 문화는 상당히 마음에 들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가면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
보통의 라이브 카페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기계음악으로 반주를 하고
가수 한두사람이 있는 형태이거나
혹은 베이스키타, 드럼, 키보드 등 락뮤직에 걸맞는 시스템을 그대로 갖춘 뒤
연주하는 카페가 있다.
우리나라는 호텔 바(BAR)에 가야 이러한 밴드를 볼 수 있지만
소비되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런가 하면 어쿠스틱 시스템으로 연주하는 밴드가 있는 카페도 있다.
어쿠스틱 시스템이란 전자장비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악기 고유의 소리로서 연주하는 것을 말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곳이 참 좋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흔히 찾을 수 없음이 또한 안타까운 점이다.
베트남의 라이브 카페 카르멘(CARMEN)은 그런 면에 있어서 내게 참 잘 어울리는 곳이다.
클래식 키타 연주자가 3명, 베이스 1명,
퍼쿠션(봉고 등의 가벼운 타악기) 연주자 그리고 싱어.
가끔 노래에 따라 피아노 반주도 등장하고 바이얼리니스트도 등장하니
어쿠스틱 사운드로 들을 수 있는 건 다 들을 수 있다.
싱어의 노래 역시 음향과 효과가 전혀없는 마이크를 이용하니
노래방 반주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다소 딱딱하고 어색하나 곧 그 자연스러움에 적응된다.
동굴 같은 실내, 천정에 나무를 엮어서 만든 지붕 또한 이색적이고 좋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치민을 찾을 때 언제나 들리는 곳.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2006년 5월. 호치민 라이브카페 까르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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