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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허벅다리

아들 후연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게 핸드폰을 한다.     처음에는 엄마가 번호를 꾹꾹 눌러줘야 수화기를 들고     아빠 소리를 하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엄마가 TV를 보며 불러주는     숫자를 듣고 스스로 번호를 눌러 내게 전화를 했다.           전화 내용이야 너무도 단순 명료하며 옆에서 불러주는 엄마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나중에는 그 말들을 이미 외워 내가 뭐라 하든     혼자서 각본(?)에 쓰여진 대사처럼 줄줄이 말하고 끊곤 했다.          그 실력은 날이 갈수록 월등하게 향상되어 정해진 대사말고도     스스로 응용력을 발휘하여 목소리의 톤을 조절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감정의 표현도 목소리의 강약을 통해 훌륭히 전달하고 있었다.  ..

교복, 그 추억의 패션

1983년 2월의 고등학교 졸업식을 끝으로 일본 식민지의 잔재인 검정색 교복은추억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이제는 영화 속에서나, 아니면 TV의 의도된 연출 속에 등장하는추억의 장면에서나 볼 수 있다.그 당시에 그 교복을 입고 다닌 사람들은 그런 장면이 얼핏 보일 때면알듯모를 추억에 잠기곤 한다. 정말 오랜만에 추억도 더듬을 겸이번엔 옛날에 입었던 바로 그 교복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자.       * * *   교복은 검은 색이다.물론 겨울에 입는 남학생 동복의 경우이며여학교의 경우에는 학교별로 많은 차이가 있어서교복만으로도 학교의 구별이 충분히 가능했다.하지만 남학생의 경우는 전국의 학생들이 모두 같은 모양의 옷을 입고 있어서구별이 불가능했다.그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사회물을 먹고 경제원리를 나름..

카테고리 없음 2024.05.06

키가 쑥쑥 크는 콜라

큰아들 후연이가 어디서 구했는지 콜라 캔을 들고 서있다.     콜라를 먹으면 좋지 않다는 얘기는 어디서 들었는지     내가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제 발이 저린 듯 콜라를 번쩍 들어 보이며 내게 말한다.          "아빠, 콜라 많이 먹으면 어떻게 돼?"      질문의 타이밍이나 떨리는 음성 속에 숨겨진 의미를 보니     내가 콜라를 먹지 말라고 하려는 말을 이미 간파하고     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려 이를 막아보려는 듯 했다.         콜라를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나?     스스로 반문해봐도 딱히 적절한 대답은 없다.     살이 찐다고 해야 녀석은 이해가 가지도 않을 테고     정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소 닭 보듯 쳐다 볼 게다.          "응, 콜라 많이 먹으면 키가..

염색한 아내의 머리

얼마전 일요일, 아내가 머리에 염색을 하고 왔다.     그리고 내게 어떠냐고 묻는다.       "너무 노랗지 않아요?"          글쎄. 단면적인 사회현상으로 보면 하나도 심할 것 없지만     아이가 둘 있는 엄마치곤, 그리고 아직 직장생활을 하는 사회인치곤     조금 심한 듯하다.     하지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머리 색깔이 조금 노랗다고     그것이 흠이나 될까.                괜찮다고 했지만 아내는 자신이 스스로 어색하다고 생각했는지     나중에 갈색을 조금 더 섞어서 제법 진하게 만들어 왔다.     좋겠다. 머리가 캔버스냐? 색을 넣었다 뺐다 하게.     나도 머리 숱만 많았으면 초록색도 하고 회색도 하고 초록색도 했을텐데.         하지만 아내가 다..

송선생의 인도여행

1 얼마전 알게 된 송선생이 예전에 인도로 여행을 떠났을 때의 일입니다.적잖은 나이의 송선생은 험난한 일정에도 불구하고홀로 외로운 일정을 강행하고 있었습니다.말이 강행군이지 낯선 땅에서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아니나 다를까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송선생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한국 사람과 한국말이 그리워졌습니다.다시 말하면 한국식의 거나한 술자리가 그리워졌다는 얘기도 됩니다.결국 가이드북을 보고 한국인들이 자주 모인다는 지역으로 행선지를 변경하여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를 얻어타고 싸구려 기차를 타고무려 36시간이 걸려 이동을 했다니 술 한잔이 간절한 송선생의 의지도보통은 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도착한 장소에 한국인은 없었고 끔찍한 소식만이 들려왔습니다.그 끔찍한 소식이란 어제 모두들 새로운..

골목길

신도시에 사는 사람의 말을 들으니신도시에는 두가지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전신주와 골목길이라고 한다. 전신주가 없는 것은 경관을 깨끗하게 하니 보기에도 좋지만골목길이 없다는 것은 왠지 서글프다.도시에서 자란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은 모두 골목길에서만들어졌으니 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 아이들은 아직도 골목길을 뛰어 다닌다.점쟁이가 점을 봐주는 곳과 자그마한 교회가 한 건물에 있고골목길의 영원한 짝꿍, 전신주도 빠지지 않고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녀석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볼 나이가 되었을 때골목길은 많은 추억으로 다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아하누가

사진과 이야기 2024.05.06

포도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한 동생이 여러 다이어트 서적을 보던 중포도다이어트가 몸에도 좋고 미용에도 좋다는 글을 읽고포도다이어트를 시작했다.포도다이어트란 밥 대신 포도만을 먹는 것이다. 그런데 동생이 삼일째 되던날 그만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우리집 식구들은 너무 놀라 병원에 데리고 갔고,의사선생님의 진찰을 받은 후 어머니가 의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저… 선생님, 영양실조인가요?” 그러자 어이없는 의사의 대답.  “농약 중독 입니다.”

명작유머 2024.05.06

낚시하러 간 남편

집에 전화를 건 남편은 아내에게 말했다. “일주일 동안 낚시할 기회가 생겼어. 당장 떠나야 해.내 옷과 낚시 도구와 실크 잠옷 챙겨줘. 한 시간 후에 가지러 갈게.”  황급히 집에 들른 남편은 아내를 포옹하고 급하게 재촉한 일을 사과하고 서둘러 떠났다.1주일이 지나 남편이 돌아오자 아내가 물었다. “재미있었어요?” 남편이 대답했다. “그럼, 낚시는 잘 했소. 그런데 당신은 내 실크 잠옷 챙겨주는 걸 잊었더군.” 그랬더니 아내가 이해못할 표정으로 말했다.  “그거 당신 낚시 도구통에 넣었는데요?”

명작유머 2024.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