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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우스운 얘기가 하나 있다. 학교가 아닌 서당이 우리나라의 모든 교육을 담당할 바로 그 시기의 얘기다. 어느날 훈장님이 낮잠에 빠졌다. 잠에서 깨어난 훈장님께 겁대가리 없는 제자 하나가 감히 야유에 가까운 항의를 했다. 그러자 훈장님 왈, “나는 낮잠을 잔게 아니라 공자님을 만나고 왔느니라” 아무리 어린 학생이라지만 예나 지금이나 알 건 다 안다. 더욱이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그 시절에 그렇게 싸가지 없는 질문을 할 제자라면 발랑 까지다 못해 되바라져서 스승보다 훨씬 뛰어난 잔머리를 가진 학생이었을게다. 아니나 다를까. 그 다음날은 그 학생이 낮잠을 퍼질러 자다 훈장님께 호된 꾸지람을 듣게 되었는데 그 학생은 이렇게 변명했다나? “공자님을 만나뵈니 어제 훈장님이 안오셨다는데요?..

유머칼럼 2024.01.17

당구

당구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시작한 고조선 말기에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쓰이는 물건이 있었다. 주먹만한 공 4개가 그것이었는데 그것은 이미 멸종된 공룡의 눈깔이었다. 이것은 몹시 귀한 것이어서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만 살짝 꺼내어 쓰곤 했었다. 제사상에 올려 놓은 공룡 눈깔이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면 제사장들은 막대기로 쳐서 다시 모아 놓곤 했었는데 이 장면이 바로 당구 발생설의 기본이 되는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것을 계기로 골프도 발생하였으며, 따라서 골프와 당구는 같은 뿌리라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아직 없다. 심지어 리듬체조 또한 같은 뿌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에 대한 근거는 더더욱 없다. 이후 삼국시대를 거치..

유머칼럼 2024.01.17

사오정, 그 정체를 밝힌다!

1. 사오정은 어떻게 등장했는가? 사오정이라면 옛날 중국의 유명한 소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를 도와 천축으로 가는, 손오공 트리오의 일원이며 저팔계의 한단계 밑의 막내 역할을 하며 임무를 수행하던 바로 그가 아닌가? 또한 정의감이 넘치며 반달모양의 창을 능숙하게 사용하여 온갖 괴수들로부터 삼장법사를 보호하던 바로 그 인물 아닌가? 명성으로는 손오공을 못 따르고, 저팔계보다 한 끝발 뒤지며 소설의 주요 내용으로도 삼장법사를 못 따르던 그가 어쩌다가 이런 스타가 되었는가? 그것은 [날아라 수퍼보드라]는 만화에 등장하여 접혀진 귀로 인하여 남의 말을 잘 못듣는 바람에 엉뚱한 대답을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다가 급기야 이렇듯 인터넷과 젊은 사람들 사이에 난리를 치게 된 것이다. 그럼 지금 사오정은 어디서 볼..

유머칼럼 2024.01.17

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

현대사회, 그러니까 요즘 사회를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기계 한가지를 꼽으라면 과연 무엇일까? 얼핏 듣기에는 어느 미래학자가 신문의 칼럼을 통해 발표한 글의 제목 같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바보 같은 질문에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나는 그것이 TV리모콘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생겨난 이 TV리모콘은 정말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것이라,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문화도 변하게 되었다. 리모콘 시대에 접어들면서 TV프로그램은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을 방영하게 되었고 어지간한 쇼 프로그램은 진행자를 서너명, 심지어 10명에 가까운 사람을 등장시켜 말의 틈을 조금도 없게 한다. 당연한 일이다. 조금이라도 느슨하다 싶으면 시청자는 손에 쥐..

유머칼럼 2024.01.17

해서는 안되는 말들

"나는 심한 것 같아도 뒷끝은 없는 사람이야" 이게 무슨 말인가. 비단 경제활동이 아니라도 사회생활하면서 어렵잖게 듣는 말이다. 특히 윗사람이 아랫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하는 말 중에 빠짐없이 나오는 주요 레파토리이며, 또한 스스로의 단점을 가릴 수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듣는 저 말을 하는 사람은 과연 저 말처럼 행동할까? 내 경험으로는 전혀 아니다. 아니어도 완벽하게 아니다. 그것이 무슨 이유일까 정리하기 전에 몇 가지 유사한 말들을 기억해본다. "나는 일할 때는 열심히, 그리고 놀 때는 화끈하게 노는 사람이야" 말을 얼핏 멋진 것 같다. 그러나 저 말을 한 사람도 저렇게 하진 않는다. 그리고 어디 그뿐인가. 쌓이고 쌓인 말이 다 그런 말이다. "나는 한번 눈길 밖에 나면 매..

유머칼럼 2024.01.17

제눈의 안경

제눈의 안경...... 이것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말이다. 정말 우리만의 고유한 냄새가 담겨있고 우리만의 독특한 표현이 담겨있는 멋진 말이다. 적어도 내가 국가에서 인정하는 교육기관에서 가르침을 받은 바로나 또는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은 무허가 교육기관에서 받은 가르침을 모두 합하여 기억을 더듬어도 '제눈의 안경'이란 말이 외국에서 건너왔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이 말에 나오는 '제눈'을 '자기 눈' 또는 '자신의 눈'이라고 고쳐도 말이 될 것 같지만 그것은 절대로 안될 일이다. 저 표현은 반드시 '제눈'의 안경이라고 써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야 하는 스스로의 처지를 충분히 인식하고 이에 걸맞게 살아가라는 숭고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또한 그에 맞추어 자신과 함께 대화를 하거나 인생을 함께 할 동반자도 ..

유머칼럼 2024.01.17

韓流, 그 열풍의 허와 실

TV를 보나 신문을 보나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기사 가운데 한류(韓流)에 관한 내용을 자주 본다. 얼마전 어느 모임에서 중국에서 온 교포 4세를 통해 들어본 현지 상황도 우리 매스컴에 보도된 바와 같이 제법 대단한 열풍이 불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화제가 되고 뉴스거리가 되는 모양인데.....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시대적인 흐름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똑같이 경험한 것들 아닌가? 클리프리차드에서 레이프가렛, 그리고 뉴키즈온더블록까지. 이후 서태지를 비롯한 우리의 새로운 아이돌 스타들이 대량으로 등장하며 음반 시장 및 문화의 주축 세력으로 자리잡은 10대들의 충분한 만족을 주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중국어권 문화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가 알고 있던 성룡, 주윤발, 유덕화, 장만옥 등의 중국어권 스타들이 이제는..

유머칼럼 2024.01.17

서태지가 잘못했다!

문화를 접하는 감정에 있어 나는 언제나 보수적이다. 평범한 보수가 아니라 심하게 보수적이다. 말하고자 하는, 전하고자 하는 기본 목적이 배제되거나 또는 등외시된 문화를 가장 싫어한다. 특히 영화나 음악, 소설 등에 있어서는 더욱 심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사고와 철학과 이성이 '발상'과 '시도'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나게 되는 것을 가장 경멸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언제나 '정통'한 것, 그리고 '뿌리'가 있는 것을 문화라고 얘기한다. 가끔 '정통'이 가져다 주는 경직됨에 반발하여 '획기'나 '참신'이 새로운 주제로 떠오르긴 하지만 그거야 언제까지나 시대적인 조류에 맞춰 무언가 부족함을 채운 것이어서 절대 긴 수명을 유지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영화든 음악이든 글이든 나는 언제까지나 이것들이 가지는 진정한 가치..

유머칼럼 2024.01.17

시라노

프랑스의 에드몽 로스탕의 소설 의 주인공 시라노는 너무 큰 코 때문에 고민하는 추남이다. 당시 프랑스에는 코가 크면 뭐가 좋다는 농담이 유행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는 심각한 외모 컴플렉스에 빠진다. 그러나 그는 당대 최고의 시인이자 검객으로 문무를 겸비한, 그러면서도 사랑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로맨티스트이며 사랑을 바칠줄 아는 진정한 기사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프랑스인의 이상이다. 그 어떤 시인이나 검객도 그 앞에선 무릎은 꿇어야 할 정도로 위대한 존재지만 자신의 추한 용모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 록사느에게 고백은커녕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먼발치에서만 바라보는, 사랑 앞에선 한없이 무력하기만 모습을 보여준다. 록사느가 사랑하는 미남 청년에게 한없이 질투를 느끼면서도 그의 입을 빌려 불타는 사랑을 대..

유머칼럼 2024.01.17

웃음

작은 누나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니까 아마 내가 국민학생(지금의 초등학생)이었을게다. 누나는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답게 틈틈이 써둔 시며 수필을 예쁜 공책에 정갈하게 담아 두었다. 가끔씩 누나 몰래 들쳐보며 어린 나이에 글쓰기에 대한 의욕을 조금씩 만들고 있었으니... 그때 읽었던 ‘웃음’이라는 제목의 수필 한편이 기억난다. 하루종일 우울하여 뭔가 웃음거리를 찾다가 지쳐갈 무렵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고 그만 웃고 말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때는 그저 그러려니 싶었다. * * * 아기를 키우다 보니 아기들 때문에 웃게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어떤 시각으로 보면 웃음의 소재라고 딱히 말하기에도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또한 그런 일들은 아마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저마다의 진리로 남아 있을 것이..

유머칼럼 2024.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