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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오래전 자사의 자동차 판매를 위해 내한한 VOLVO사 기술담당자의 인터뷰를 신문에서 본적이 있다. 이 사람이 하는 일은 우리나라에 팔아먹은 자기네 회사 차에 대한 정비 및 수리 기술을 우리나라 실무자에게 가르치는 일이다. 자동차 고치는 일이니 얼핏 생각에도 그리 대단한 일 같지는 않았는데 역시 그 사람은 그저 그런 얘기로 인터뷰를 하더니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 “젓가락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손재주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므로 어렵지 않게 잘 할겁니다.” 한국사람들은 뛰어난 손재주를 가지고 있다. 이 사실은 굳이 기능올림픽을 몇년씩이나 싹쓸이 했다는 얘기를 들추지 않아도 세계에서는 이미 인정받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끔 외국에서 들어온 민속공예품을 보면 그 정교함이란 조악하..

유머칼럼 2024.01.11

예비군과 한국인

우리나라에는 인간을 추하게 만드는 집단이 두곳 있다. 하나는 잘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 모인 국회가 바로 그곳이고, 또 하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이는 예비군 훈련장이 바로 그곳이다. 국회라는 곳이야 내가 직접 본 적도 없고 참여해본 일도 없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예비군의 추악함과 비굴함은 가히 세계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그 정도가 심하다. 이는 현역 복무시절 쌓인 스트레스와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익명성이 그 바탕이 되어 인간의 지저분한 본성을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것으로, 그 정도에 대해선 일일이 실례를 들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전에 예비군훈련에 간적이 있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어서 비와 훈련을 동시에 피해 다니며 예비군 특유의 땡땡이를 동료 예비군들..

유머칼럼 2024.01.11

사이비 종교

고등학교 재학중일 때 무언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신선한 자극을 찾아 다닌 일이 있었다. 그래서 당시 1년 선배이던 재훈형과 만나 이것 저것 구상을 하다가 만들어 낸 일이 고등학생 역사에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사이비종교를 만드는 일이었다. 곧바로 착수에 들어간 나는 재훈형을 교주로 앉히고 종교 이름과 교리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교단의 이름은 간단하면서도 약간은 촌스러운 이름으로 하기로 하고 여러 이름을 검토한 끝에 가장 토속적이면서도 촌스러운 이름, 바로 ‘칠성교’라 하였다. 그리고 교단의 역사도 만들었는데 지금 기억하는 주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 옛날 북두칠성의 정기를 받고 이땅에 내려온 천작 성하님의 419대손이 지금의 교주이다. 천작 성하님은 예로부터 3계명을 만들어 온인류에게 평화..

유머칼럼 2024.01.11

아기와 언어

아기를 키우다 보면 아기가 사람으로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이는 생명의 탄생과 더불어 또 하나의 축복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주 맑은 느낌을 전해 주기도 한다. 그러한 아기의 성장에 대한 많은 변화중에 말을 하기 시작하게 되는 과정 또한 중요한 일이어서 늘 그 모습을 관심있게 보는데..... 주로 처음에 하는 말이 ‘맘마’, ‘엄마’, ‘아빠’ 정도가 된다. 물론 그 말이라는 것도 아직은 육성과는 거리가 있는 괴성이라고 해야 하지만 비교적 분명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아기는 내가 하는 말을 대충 따라할 줄도 알게 될만큼 자랐고 따라서 나는 동물들이 잔뜩 나와있는 그림책을 펼쳐주면서 그 동물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곤 했다. 그런데 아기는 이상하게도 ‘호랑..

유머칼럼 2024.01.11

헨젤과 그레텔

누구나 어렸을 때 한번씩 읽었을만한 책인 이라는 동화가 있다. 어느 시대나 어느 장르나 마찬가지로 ‘명작’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이 동화 역시 동화 세계에 있어서는 명작이라는 꼬리표가 늘 붙어다니는 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거야 어렸을 때의 생각이고 요즘 들어 아들 녀석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다시 한번 읽어 보니 과연 이 글을 동화라고 말할 수 있으며 또한 명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진행시키며 문제점을 찾아보자. * * *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남매가 살았다. 산골 마을에 살았는지 도시에 살았는지 그건 일단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 그런 남매는 계모 밑에서 살았는데 계모는 성질도 더러워 남매를 키우기 귀찮다며 산속 깊은 곳..

유머칼럼 2024.01.11

라스베가스

라스베거스는 미국 네바다주의 남동부 사막 복판에 있는 인구 약 30만명의 관광과 도박의 도시로 네바다주 최대의 도시이다. 1855년경에 모르몬 교도가 거주한 곳으로 20세기에 들어와 철도용지로 개발되면서부터 현대적인 도시로 건설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소규모의 광업과 축산업을 하는 마을이었으나 1936년에 그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의 후버댐이 완성되고 이후 도박장이 늘어나면서 관광·환락지로서 각광을 받게 되어 네바다주의 최대 재원이 되고 있다. 도박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장소에 도박과 관련한 환경이 발달한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이곳 라스베거스의 환경은 심리학자들이 총동원되어 가장 사람들이 도박을 즐기게 할 수 있는 심리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우선 네바다주를 ..

유머칼럼 2024.01.11

브래지어

아주 오래전, 어느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을 본 적이 있다. 들었다고 해야 정상인 사운드 트랙 앨범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들은 적은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 음반에 나온 노래 중 “The ROSE”로 유명한 가수 배트미들러의 곡이 있었는데 멜로디나 제목은 전혀 기억나지 않고 다만 그 독특한 가사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영어로 ‘마사지’와 ‘메시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실력으로 영어로 된 가사를 원문 그대로 읽었을 리는 절대 없고 한글로 해설되어 있던 것을 보았는데, 그 가사의 내용을 설명하면 대략 이렇다(이런 세세한 부분을 기억하는 나도 어지간하다). 아주 오래전 오토 티슬링이라는 사람이 한 오페라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아리아를 부르는 주인공 여배우의 가슴이 무척 컸다. 얼마나 컸는지..

유머칼럼 2024.01.11

담배

예전에 일본 동경에 갈 때의 일이다. 아마도 1997년이었을 것이다. 동경으로 가기전 일본과 관련된 여행 안내서를 뒤적이다 담배에 대한 얘기를 보게 되었다. 이 무식한 쪽바리 나라는 어디서든 흡연이 보장되는 흡연자의 천국이며, 심지어 부모 자식간에도 마주앉아 담배를 꼬나무는 세계 유일국이라는 설명이었다. 정말 그 내용이 사실이었는지 2시간 20분 가량 소요되는 동경발 일본 항공사의 비행기안에서도 흡연이 허용되었다. 공교롭게도 앞좌석 3석, 뒤좌석 3석, 그리고 양옆에 모두 일본 사람이 앉아 있었다. 나 역시 어지간한 골초라 생각하지만 거리도 짧고 장소도 비행기 안이어서 착륙할 때까지 그냥 참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하고 안전벨트를 풀러도 된다는 사인등에 불이 켜지기 무섭게 주변 8명의 일본인들..

유머칼럼 2024.01.11

기네스북

기네스북이라는 게 있다. 영국 어디선가 만들어졌다는데 한마디로 세계에서 최고의 기록들만 모은 책이다. 처음엔 조그맣게 시작하다가 사람들의 인기를 업고 관심을 얻게 되더니 이제는 세계 각국에 지부도 있고 또 기록을 인정하는 심의절차도 나름대로 신뢰감있게 하려고 상당히 조직화되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책을 펼쳐보면 별별 기록이 다 나와 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록은 물론이고 박수 오래치기, 한쪽 발로 오래 서있기, 손톱 길게 기르기, 머리 안 자르기, 방 안에서 뱀 몇백마리와 함께 며칠간 지내기, 번지점프 높은 데서 하기..... 일일이 거명하기도 귀찮을만큼 다양한 기록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정확하게 알아본 적은 없지만 아마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내용이 있을지도 모른다. 전화로 5..

유머칼럼 2024.01.11

군바리

군바리...... 이 나라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 호국의 간성들이 어쩌다가 이런 망측한 이름으로 불리워지게 되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요즘 사회에 만연한, 우리 특유의 자기비하적 사고가 반영되어 그 명칭이 원래의 명칭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불리워지게 된 것일게다. 하지만 군인을 가르켜 그렇게 비하시킬 필요는 없다. 군인들도 아주 멋진 모습을 보일 때가 있으니 말이다. 남자들 서넛이 거나하게 펼쳐진 술자리에서 군대 이야기를 하자면 꼭 등장하는 얘기가 있으니 바로 각 부대의 걸출한 인물들에 대한 뒷 얘기들이다. 걸출한 인물들이란 군입대전 사회적으로 이름을 날리던 유명 연예인도 아니요 유명 스포츠 선수도 아니다. 그저 사회에서 볼 때는 별 것 아닌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

유머칼럼 2024.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