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열흘간 미국에 있다 사무실에 나오니 읽지 않은 편지가 책상 한구석에 잔뜩 쌓여있다. 한장한장 넘기다 매우 특이한 발신자 이름을 발견하고 웃음이 피식 나온다. 이름을 가지고 장난을 하거나 놀릴 생각은 없지만 매우 특이한 이름인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 발신자의 이름은 '김여자'였다. 혹시나 내 말이 남을 놀리는게 되지 않는지 다시 한번 목소리를 가다듬고 옆자리에서 일하던 후배사원을 불렀다. "이봐 이 이름 정말 특이하지 않아?" 이름을 훑어본 후배는 조금전에 내가 그랬던 것과 거의 같은 웃음을 짓고는 그 또한 이름으로 남을 놀리게 되지나 않을까 매우 조심스러운 말투로 내게 반문했다. "근데요.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혹시 '남자'일 수도 있겠지요?" 얼핏 맞는 말이다. 이름이 여자라고 반드시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