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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化

제목 그대로 어려운 말이다.추한 것을 정상적인 것처럼 표현했다는 뜻도 있고,정상적인 것을 아름다운 것처럼 덮어버렸다는 뜻도 있다.또한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게 보여지도록 만드는 의미도 있고 진실이 아닌 것을진실인 것처럼 표현하기도 하며 있지도 않은 것을 있는 것처럼 만들기도 한다.코에, 뺨에, 입술에 무언가를 잔뜩 매달고 꿰뚫는 피어싱이란 단어도 그렇고,동성연애자를 뜻하는 '이반', 성전환수술자를 뜻하는 '트렌스젠더'가 또한 그렇다.무슨 트렌스젠더는 트렌스젠더냐, 그냥 성전환자라고 해도 되지.성전환자라고 하면 비하시킨건가?아무튼 나는 그 '트렌스젠더' 라는 말이 무척 싫다.나중에 우리 아들놈이 트렌스젠더 되겠다고 나설까봐 걱정이다. 그래 좋다. 거기까지는 유별난 신체적인, 그리고 취향적인 특징이라고 치자..

핑클?

사무실에 IBM 호환기종 PC를 한대 들여놨다.인터넷 전용선을 설치하니 계속 쓰고 있던 맥킨토시 기종으로는 병용이 불편해서큰 맘 먹고 장만한 것인데 직원 모두가 IBM 기종에는 깡통이어서조금만 이상 증세를 보여도 컴퓨터를 못 쓰고 있었다.그러던 하루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중에 컴퓨터에 대해 가장 박식하게 알고 있을 거라생각되는 처남을 불러 이것저것 점검을 부탁했다.별 것 아닌 일로 사람을 오라가라 한다는 표정으로 가소로운듯 일을 마친 처남은서비스 정신이 생각났는지 아니면 자신의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려는 듯한바탕 기분을 내려는 모양이었다. “매형! 바탕 화면은 뭘로 깔아 드릴까요?” 컴퓨터를 잘 모르는 내게는 나름대로 놀라운 제안이었다. “응? 뭐 있는데? 내가 고를 수도 있나?”“뭐 이것 저것 많아요....

아이보는 남자

주말에 아내는 사무실을 옮긴다고 종일 사무실에 있었다.토요일은 큰 녀석만 데리고 사무실에 나왔다.어른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아이 하나가 뛰어다니니 분위기 개판이다.하지만 어쩌랴. 그게 유일한 방법인걸.사무실 동료들에게는 예전에 밭에 일하러 나가시던 우리의 어머님 아버지를 생각하고또한 그때 같이 나가 밭고랑 기어다니며지렁이 주워 먹던 우리들 모습을 생각하라고 설득했다.감성 어린 이 절묘한 비유에도 불구하고한 직원은 절대로 자신은 지렁이를 주워 먹진 않았다고 열변을 토했다.아마 더 혐오스러운 걸 집어 먹은 듯 했다.그렇게 사무실에서 아이 하나에 부대끼며 오후를 보내고 집에 데리고 들어가외출에서 돌아오신 할머니에게 다시 맡기고사무실로 돌아오니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하루가 너무도 정신없이 지나간다.   * * ..

명작유머 2024.07.02

윤차장의 핸드폰

오래전에 들은 우스운 이야기 하나 -어떤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누군지 모르는 상대방은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여보세요? 거기 777-7777이죠? 여기 263-7507인데요.792-0000으로 전화해서 이리로 전화해달라고 해주시겠어요?""그럼 당신이 전화하면 되지 왜 내게 부탁합니까?" 그러자 위급한 상황이라던 상대방이 말했다. "제 손가락이 7에 끼어서 안나오거든요....."  저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다이얼식 전화기를 생각해야 비로소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다.또한 다이얼 방식의 전화기 아니면 생길 수도 없는 일이다.지금은 다이얼 방식의 전화기를 못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예전엔 하나하나 돌리던 느긋함이 있었는데....                *           *        ..

목욕탕의 철학

밤을 새워 일했더니 피곤하기도 했지만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날이 밝아오고 하루가 또 시작되니 잠에 대한 욕구는 조금 사라졌지만개운한 맛이 없어서 도무지 안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물론 세수를 했는지 안했는지, 목욕을 언제 했는지 남이 보기엔 도저히 알 수 없는뛰어난 신체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위안으로 다가왔지만그래도 일단 씻어야 했다.  점심먹기전에 사무실 근처에 있는 사우나에 갔다. 평일 오전이어서 사람이 별로 없다.간밤의 긴박한 상황과는 달리 매우 여유있는 분위기에서본격적으로 목욕을 시작하려고 주변을 둘러보니뜨거운 물이 잔뜩 담겨있는 곳이 보인다. 그렇다.우리는 항상 저 곳을 실제적인 목욕탕이라고 부르며 살아왔다.무조건 저곳에 가서 때 불리고 이태리 타올로 박박 밀어야제대로..

나는 이 사람들의 열렬한 팬이다!

문화적인 분야에 관심이 매우 많은 편이다.그러다보니 스포츠도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고 아무튼 다양하게 좋아한다.어쩌면 내가 술을 안 먹는다는 사실이 그런 것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한가롭게 더듬어 본다.언젠가 한번 정리하고 싶은 생각들이니 이 늦은 밤은 그런 감상에 젖기에제법 적당할 것 같은 느낌이다.   1. 프로기사 유창혁바둑에 대해 조금만 아는 사람이면 저 이름을 알 것이다.조훈현, 이창호와 트로이카를 이루는, 화려한 공격을 자랑하는 바둑의 프로기사다.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내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지만 (같은 학교를 나왔을 뿐서로 얼굴도 알지못하는 졸업생명부상의 후배다) 그의 화려한 碁風이 좋아서다.특히 바둑이 유리한 상황이라도 뒤로 물러서지..

축구장 가는 길

10년전쯤 되었을까?날마다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던 무더위가 극심한 기승을 부리던여름의 토요일 오후였다.동대문 운동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경기를 보려고 집을 나서다문득 포항에서 열릴 경기가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그리고는 신이 들렸는지 아니면 정신이 나갔는지 택시를 잡고 김포공항을 외쳤고이어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포항가는 비행기표를 샀다.비행기 트랩을 올라가 탑승하려는데 문앞에서 다소곳이 인사를 하던미모의 스튜어디스가 유독 나에게만 항공권을 보여 달란다.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얼른 항공권을 보여주고 자리에 앉았다.당시 나의 복장 상태 - 윗옷 : 올란도매직이라고 영어로 쓰여진 소매없는 런닝셔츠아래옷 : 반바지신발 : 집에서 신는 슬리퍼  복장이 그러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그렇게 급작스레..

명언 한줄

요즘 날마다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쓰고 보니 말도 안되는 글을 썼다. 당연히 돈벌려고 일을 하겠지. 일중에 껄끄럽고 까다로운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내년 다이어리 제작으로,이 때문에 많은 밤을 일과 씨름하며 보냈다.이제 두달 10일의 긴 장정이 끝나가고 있고아마 오늘밤이 그 일로 밤늦은 시간에 일하는 마지막 시간이 될 듯 싶다.내년 다이어리 제작으로 남들보다 훨씬 빨리 내년은 내게 다가왔고,억울하게 나는 남들보다 한 살을 먼저 먹은 셈이다. 그 다이어리 기획중에 각 페이지 하단에 들어가는 '명언' 부분이 있다.그렇게 기획되어진 다른 다이어리를 보면서그 부분이 항상 유치하다는 생각을 했었고,그런 것 생략하면 생략할수록 일하는 내게는 편하게 마련이니 강력히 반발했지만돈주는 사..

참을 수 없는 입의 간지러움

사람의 입이란 게 그래.가만히 있는 것이 더 이익인줄 알면서도 가끔씩 참을 수 없는 경우가 있거든.그러니 똑똑할수록, 인격이 더 더듬어진 사람일수록말을 아끼고 할말 안할말 가리는 게 틀림없어.다들 그런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으면서막상 본인이 하려면 그렇게 하기 쉽지 않으니 그것 참 묘한 거지. 오늘 말이지.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신문을 폈어.기사 내용이야 늘 그게 그거지만 오늘은 그래도 이슈가 하나 있더라구.바로 그게 '청소년성매매' 등 파렴치범이라는 사람들의신상공개에 대한 논평들이야.그저 별일 아닐 수도 있는 이 일이 왜 아직도 인상에 남아 있냐면 말이지사실 낮에 그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거든. 혹시 내 이름 있나 볼려구?근데 접속자가 많은지 접근이 불가능하더라구.그래서 이거 참 사회적으로 문제가 ..

낙서 2024.07.02

어느 예비군 훈련장

언젠가 예비군 훈련에 갔었다. 대충 어림잡아도 10년은 넘은 것 같다.당시만 해도 예비군이란모든 주책과 푼수, 꼬장, 주정 등 악의 대명사였으며'예비군복만 입으면 모든 사람이 개가 된다' 라는유명한 속담을 만들어 낼 정도의 추잡함이 남아있던 시기였다. 몇 번의 입소 훈련 경험을 통해 추석 전에 치러지는 예비군 훈련을가장 알뜰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책을 읽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훈련소로 들어가기 전날책 다섯권을 챙겨 4박5일간의 훈련을 떠났다.그때만 해도 훈련도 심한 훈련도 없어낮에는 나무 그늘에 앉아 쉬는 것이 고작이었고아는 사람도 많지 않아 조용히 하품만 하면 되는 훈련이었다. 낮 시간 동안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책을 읽고 밤이 되어 내무반에 들어와침상에 엎드려 책을 꺼내어 펼쳤다...

명작유머 20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