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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일찍 들어가게 된 이유

간밤엔 집에 일찍 들어갔다.집에 일찍 가게 된 데에는 커다란 이유가 있다. 아니, 집에 일찍 들어갈 수밖에 없는,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이유가 있었다.  * * *  사무실에 배달되는 신문을 항상 가방 속에 넣어 두었다가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보곤 한다.사람이 많지 않은 지하철 안에서 문이 자주 열리지 않는 어느 한쪽 문에 기대어신문을 펼쳐보는 것이 퇴근시간에 가지는 중요한 즐거움이다.어제도 지하철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가방 안에서 주섬주섬 신문을 꺼내어보기 좋게 추린 후 힘껏 펼쳐들었다.그러자 신문 사이에 끼워져 있던 광고물(배달되는 신문에는 꼭 그런게 있다)두 장이 신문 사이에서 스르륵 떨어진다.서있는 사람이 몇 사람 없는 넓은 지하철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앉아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떨어진..

주차

집들이하는 친구집에서 밤 늦게까지 놀다가 새벽 2시가 되어서야친구집을 나서게 되었다.타고온 차가 있어서 집까지 어렵잖게 갈 줄 알았더니 이게 웬일.골목길에 주차해 둔 차 뒤로 또 다른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어차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그 자리는 자동차가 주차해서는 안될 장소였는데무슨 바쁜 일이 있었는지 누군가 그곳에 주차를 한 것이었다.다행히 운전대앞에 커다란 글씨로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몹시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집에는 가야 하는지라실례를 무릅쓰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저.... 차 좀 빼주시겠어요?”  잠에서 막 깬듯한 목소리의 상대방은 다행히 아무런 짜증도,아무런 화도 내지 않고 순순히 응해주어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하지만 5분이 지나도..

명작유머 2024.07.02

아이스크림

친구 몇명과 함께 커다란 통에 담긴 아이스크림을각자의 숟가락으로 먹던중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났다.오래전에 한 선배의 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일이 있었는데성격이 매우 기이한 선배는모두에게 커피를 탈 때 쓰는 티스푼을 나누어 주고자신은 밥을 먹는 커다란 숟가락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바로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기억해낸 것이다.  옛 생각을 떠올리며 혼자 배시시 웃으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이상한 듯 쳐다보고 있었다.웬지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고 있는 것 같아생각했던 그 얘기를 해주니 모두들 재밌는 표정으로 듣다가하나둘씩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그런데 한 친구만 시큰둥한 표정을 짓더니 곧 반문했다.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래? 그보다 더 한 사람도 있다구!”  더한 사람도 있다기에 잠시 고개..

명작유머 2024.07.02

축구 중계 해설가

어느 방송국에서 외국 프로축구리그를 중계하고 있었다.       경기중 매우 뛰어난 활약을 하던 한 외국인 선수가       어느나라 출신인지 적혀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캐스터가       슬며시 테이블 위의 메모지에 적어 해설위원에게       보라는 손짓을 했다. 메모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10번 선수는 어느나라 출신?”         메모를 본 해설가. 말만 많았지 알리가 없다.       브라질 출신이 절대 아니지만 남미 출신 만큼은 확실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 해설가는 ‘너 한번 물좀 먹어봐라’라는       음흉하고도 몹시 사악한 생각으로 캐스터에게 메모를 건넸다.       메모에는 물론 ‘브라질’이라 적었다.                  ..

창작 단편유머 2024.07.02

5분전

축구중계를 보면 항상 불안에 떨어야 하는 시간이 있다.       바로 끝나기 5분전이 그시간인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 팀은       꼭 끝나기 5분전에 실점을 하곤 해서       축구를 보는 사람의 가슴을 자주 쓸어내리곤 했다.        어느날 친구 녀석하고 집에서 축구중계를 열심히 보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끝나는 시간을 채 5분도 안남기고       그만 결승골을 실점하고 만 것이다. 방바닥을 치며       아쉬워 하고 있는데 곁에 있던 친구 녀석이 한마디 했다.              “하여간 한국 축구는 끝내기 5분전 때문에 안된다니까...”              그리고 그 친구는 동감하는 듯한 내 표정을 한번 훑어 보고는       자신만만한 말투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명작유머 2024.07.02

생트집

이곳저곳 채널을 돌리다 보니 어느 외국 위성방송에서 축구중계를 하고 있었다.       열렬한 축구광인 내가 당연히 채널을 멈추니       옆에서 드라마를 보려하던 아내가 난데없는 생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여보! 당신 이거 얼마전에 봤잖아요!!!!”         세상에.... 어느 팀이 하는 경기인줄도 모르겠는데       그전에 이미 본 경기라고 우기는 것이다.                      “아니, 어떤 팀인지도 모르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어이가 없는 목소리로 반문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내는 내가 얼마전에 이미 보았던 축구중계라며       되지도 않는 소프라노 조수미 목소리로 박박 우기고 있었다.               그러던중 마침 TV 화..

아침햇살

한때 인기를 누린 아침햇살이라는 음료가 있다.쌀로 만들었다는 이 음료는 개그맨 김국진이 나오는 광고도 제법 재미있었고,광고만큼 맛도 괜찮았는지 1999년의 히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다.내게도 제법 입맛이 맞는 것 같아 자주 마시곤 하는데마실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 생김새가 막걸리와 흡사하다는 것이다.걸쭉한 농도와 색상이 종이컵에 따르면 영락없는 막걸리다. 하루는 종이컵에 따르고 옆자리 동료에게 마시라 주면서넌지시 농담을 건넸다.  “자, 막걸리 한잔 하고 하지?” 한참 일해야 하는 시간에 왠 막걸리 타령이냐는 듯놀란 표정을 짓던 동료는 한모금 맛을 보고는막걸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았다.그러나 막걸리란 단어에서 받은 술이란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지상품이름에 대한 커다란 착각을 2차례나 일으키며그 동..

명작유머 2024.07.02

옛날 그룹가수와 요즘 그룹가수의 차이

등장-----옛날그룹 : 각자 연주를 담당한 악기를 들고 등장한다요즘그룹 : 입만 달고 나온다. 가끔 마이크처럼 생긴 장식물을 들거나 또는 뒤집어 쓰고 나올 때도 있다. [참고 비교]옛날 팬 : 박수칠 준비만 하고 온다.요즘 팬 : 형광 막대, 이름이 적인 플래그 카드, 풍선, 폭죽....가수보다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  결성 동기----------옛날그룹 : 음악을 좋아 하는 동네 친구들, 고교 동창, 선후배...요즘그룹 : 기획사 사무실에 와서야 서로 첫인사를 나눈다.  소개-----옛날그룹 : 키타를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건반을 담당하는 아무갭니다,노래를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 요즘그룹 : 노래와 랩을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노래와 랩을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노래와 랩을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

창작 단편유머 2024.07.02

국립묘지

어느 청년이 해변을 걷다 누군가 물에 빠진 것을 보았다.그는 파도 속으로 급히 뛰어들어서 그 남자를 구해했다.매우 놀랍게도 청년이 구해준 남자는 당선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다.모래에서 일어나 앉은 노인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젊은이, 자네는 나라를 위해 정말 큰일을 했네. 내가 누군지 아는가?”“압니다, 어르신.”“얼마 후면 내가 집권하게 될 텐데…, 자네에게 보답하고 싶네. 소원을 말해 보게.” 청년은 잠시 생각했다. “국립묘지에 묻히고 싶습니다.” 청년의 뜻밖의 요구에 노인은 깜짝 놀랐다. “이해할 수 없군. 자네는 완벽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젊은이 같은데.” 그랬더니 청년이 하는 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구를 살려냈는지 친구들이 알게 되면저는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요.”  * ..

명작유머 2024.07.02

사슴과 나이

나이가 많은 한 노인이 지리산 기슭에서 사슴을 기르고 있었다.어느날 사슴피를 먹으러 온 신사가 물었다. “사슴이 전부 몇 마리나 됩니까?”“오늘 낳은 새끼 세 마리를 합해서 1백87마리요.”“영감님 혼자서 다 키우시나요?”“그럼, 나 혼자 사육하고 있소.”“참 힘드시겠습니다. 실례지만 올해 연세는 어떻게 되십니까?”“뭐, 나이랄 게 있소. 80은 넘었는데 끝자리는 잘 모르겠구려!”“아니, 사슴 숫자는 그렇게 정확히 아시면서본인의 나이를 모르신다니 이해할 수가 없군요.” 그러자 노일 왈, “전혀 이상할 것 없소!사슴은 도둑질해 가는 사람이 있어 매일 헤아리고 있지만,내 나이는 훔쳐가는 사람이 없으니 기억할 필요가 없지 않소?!”   * * * 이런 유머는 유머로서 가져야 할 참신함과 기발함이 없는, 평범한..

명작유머 20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