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몇명과 함께 커다란 통에 담긴 아이스크림을
각자의 숟가락으로 먹던중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났다.
오래전에 한 선배의 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일이 있었는데
성격이 매우 기이한 선배는
모두에게 커피를 탈 때 쓰는 티스푼을 나누어 주고
자신은 밥을 먹는 커다란 숟가락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바로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기억해낸 것이다.
옛 생각을 떠올리며 혼자 배시시 웃으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이상한 듯 쳐다보고 있었다.
웬지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고 있는 것 같아
생각했던 그 얘기를 해주니 모두들 재밌는 표정으로 듣다가
하나둘씩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친구만 시큰둥한 표정을 짓더니 곧 반문했다.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래? 그보다 더 한 사람도 있다구!”
더한 사람도 있다기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더한 사람이 있다면 밥 먹는 숟가락 대신
밥 푸는 주걱을 이용했을까? 아니면 국 푸는 국자를 이용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그런 도구들은
오히려 아이스크림을 먹는데는 방해만 될 뿐이지
전혀 이로울 것이 없는 도구들이었다.
하지만 잠시후 그의 말에 남들이 내말을 듣고 그랬던 것처럼
나 또한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봐, 혹시 너희들말야.... 용각산 숟가락 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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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각산 숟가락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 웃을 수 있는 얘기다.
언제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면 난 이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하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