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입이란 게 그래.
가만히 있는 것이 더 이익인줄 알면서도 가끔씩 참을 수 없는 경우가 있거든.
그러니 똑똑할수록, 인격이 더 더듬어진 사람일수록
말을 아끼고 할말 안할말 가리는 게 틀림없어.
다들 그런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으면서
막상 본인이 하려면 그렇게 하기 쉽지 않으니 그것 참 묘한 거지.
오늘 말이지.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신문을 폈어.
기사 내용이야 늘 그게 그거지만 오늘은 그래도 이슈가 하나 있더라구.
바로 그게 '청소년성매매' 등 파렴치범이라는 사람들의
신상공개에 대한 논평들이야.
그저 별일 아닐 수도 있는 이 일이 왜 아직도 인상에 남아 있냐면 말이지
사실 낮에 그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거든. 혹시 내 이름 있나 볼려구?
근데 접속자가 많은지 접근이 불가능하더라구.
그래서 이거 참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
그리곤 잊어버리고 집에 들어가다 펴본 신문에
그 얘기를 크게 다루고 있는 것을 본거야.
찬반으로 나뉘어 의견이 분분한 모양이더라구.
기자들이야 몸 사리느라 좋다 나쁘다 말못하고 세상에서 가장 비겁한 방법인
너도 나쁘고 또 다른 너도 나쁘다는 양비론으로 일관하고 있지 뭐.
근데 난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신상공개는 심했다는 생각이야.
그게 징역 5년보다 어쩌면 더 가혹한 것 같아.
나쁜 짓 한 사람을 옹호하려는 것도 아니고 또한 피해를 입은 사람의 심정을
무시해서 하는 말은 아냐.
내가 너무했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형평성'이란 것 때문이지.
우선 첫 번째 형평성은 오늘 이름이 공개된 사람들이 지은 죄보다
법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심한 죄를 지은 사람들의 인권도
챙기더라는 것이야.
신문에 보면 누가 봐도 파렴치범인 극악무도한 범인들의 이름도
김모씨나 이모씨로 나와.
그거 보면서 무척 궁금했어. 왜 이름을 안 밝히는지 말야.
그런데 뭐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중죄인이어도
인권은 보호해야 한다 그랬던가 뭐라던가.
아무튼 어려운 법조문은 잘 모르고 일단 그런 살인범, 가정파괴범, 사기꾼들도
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어.
그러니 이름 공개라는 점에서 그 형평성문제가 염려되더라구.
게다가 이름 공개라는 건 연좌제적인 요소가 없다고도 할 수 없잖아.
자손 대대로 기억하며 지낼텐데 말야.
누차 말하지만 범죄자 편에서 옹호하려는 건 아냐.
나도 신문기자만큼 새가슴이야. 누가 뭐라고 따지면 무서워.
그리고 또 하나의 형평성 문제는 말이지. 혹시 이것이 말야. 음......
이건 순전히 나만의 느낌인데. 그래선 안되지만
이번의 이 문제가 '전시용' 또는 '시범케이스'가 되는게 아닌가 걱정되더라구.
그렇다면 행정이나 또는 신상공개의 취지가
매우 순수함이 왜곡되는 것 같아. 아닌가?
아무튼 오늘 신문을 보고 또 화제가 된 그 사건을 생각하니 입이 계속 간질거렸어.
이곳은 아주 좋고 편한 곳이네.
뭐라고 마구 떠들어도 되고 또 들어주는 사람도 있으니 말야.
하지만 뭐 이런 작은 내 생각이 영향이나 있겠어. 다들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니
알아서 했겠지. 그냥 그 사건을 본 내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야.
그 또한 어쩌겠어. 그렇다는데.
아무튼 이 얘기는 그만 할래.
자꾸 생각할수록 알쏭달쏭하고 헷깔려~
오늘 밤에 욕실 청소했어.
오늘 얘기의 주제와 전혀 다른 얘기지만 이 얘기는 꼭 써야해.
또 언제 청소했다는 내용의 일기를 쓸지는 모르거든.
아하누가
시간이 지나서보니 맞는 말이긴 하다만, 낙서란에 있어야 할 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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