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는 누구나 한번씩 경험해본 꾀병이라는 것이 있다.이 꾀병은 대부분 학교에 가기 싫을 때 생기는 병으로 약간의 미열만 있으면‘병’으로서 훌륭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여기에 약간의 기침과 초췌한 표정만 가미되면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환자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누나들은 가증스럽게도 뜨거운 아랫목에 머리를 비비고뜨거운 머리를 어머니께 들이대는 비양심적인 행동도 과감히 시도했지만나를 비롯한 동생들은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면서자가발전을 통해 체내 열기를 생산하는 방법을 늘 택하곤 했었다. 그런 꾀병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즈음이면어머니는 늘 복숭아 통조림을 한통 사오시곤 했다.깡통 표면에 ‘황도’라고 크게 쓰여 있는 이 특별식은오직 환자로 인정받은 사람만이 먹을 권리가 있었으며,비환자인 형제들은환자만의 특별한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