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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야, 아니야 호박이라니깐~

강원도 어느 시골마을을 찾았다.탐스럽게 열린 호박을 보더니 그 강렬한 빨간색에 취한 아들녀석이토마토라고 외친다."아냐, 이건 호박이야""빨간 호박이 어디있어? 이건 토마토야 토마토!"녀석은 호박은 빨간색이 아니라며 계속 토마토라 외친다.크기와 질감은 존재하지 않고 단지 색상만으로 토마토라 우기고 있다.하지만 어떠랴.선명하게 인쇄된 책을 보고 나누는 대화도 아니고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말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땅에 흙이 있고 진한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곳인데토마토면 어떻고 호박이면 어떠랴.오랜만에 느껴보는 자연속의 대화인걸.자연이 주는 가르침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할텐데불행히도 주변에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보기 힘들다.아쉽다.- 2002년 9월. 강원도 횡성에서 -Nikon Coolpix 5..

추억이 있는 곳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살아온 이 동네에는어떤 문이 하나 있다.예로부터 내려왔을 그 문은 다른 사적보다 이름도 덜 알려져있고관리에 신경쓰지도 않는다.그러나 집들이 빈틈없이 붙어있어 한적한 공간 하나 없는우리 동네에서는 매우 좋은 데이트코스다.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차에서 내려 걸어본다.역시 한쌍의 커플이 행복한 얼굴로 돌계단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그들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나면 이곳을 또 찾을 것이다.추억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아름답게 마련이니까.

혈투

풀 위에 넓게 거미줄을 펼쳐두고곤충의 움직임을 거미줄로 감지한 후 튀어나가 먹이감이 될 곤충과싸운후에 이를 잡아먹는 거미다.무심코 거미줄을 바라보는데 호리병벌로 보이는 벌 한마리가거미줄에 닿자 득달같이 튀어나온 거미와의 목숨을 건 한판승부.운좋게 카메라에 담았지만 결국 거미의 승리.거미는 포획한 곤충을 풀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거미줄의 끝부분으로가져가 몸을 숨겼다.잔인한 듯하지만 이 모든 것이 또한 자연의 섭리일게다.    큰아들 후연이가 취학전 게임캠프에 갔을 때촬영카메라 : Nikon Coolpix 5700E

명쾌한 답변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날은 아침부터 시작이 좋지 않았어.집을 나서는데 말이야 집 앞 골목길로 커다란 화물차 한대가꾸역꾸역 들어 오더라구.골목 중간쯤에 서 있던 나는 그 크기에 놀라 한쪽벽으로 몸을피했지만 그러기에는 그놈의 화물차가 너무 크더라구.몸을 벽에 바짝 붙이긴 했지만 차는 계속 다가와서 정말이러다간 깔려 죽는, 아니 ‘낑겨’ 죽는 일이 생길 것만 같았어.  마침 내가 기대어 서 있던 벽의 구조가 조금 요상하게 생겨서상체는 그럭저럭 피할 수 있었는데 땅에 디딘 발은아무래도 커다란 바퀴에 깔려버릴 것 같은 그런 상태였거든.화물차가 내 앞을 지나가는 순간 겨우겨우 발을 들어 어딘가에자리를 잡으려는데 말이야.발을 디딜만한 곳은 딱 한 곳 뿐이었는데 그곳에 마침어떤 놈의 작품인지, 아니면 어느 xx 소행인지 한덩어리의똥이 자..

낙서 2024.06.18

고등학교 3학년때의 일이야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야.고3이면 엄청 스트레스 받는 때인거 다들 알지?바로 그 고3때의 일이라구. 그때 우리 반에는 이상한 놈이 하나 있었어.반장이 바로 그 놈이었는데 공부를 잘해서 반장이 된 거는아니었구 지가 하겠다고 손 들어서 반장이 된 놈이었지.그래서 나랑 친했어.내가 남보다 잘하는 게 하나 있었는데 물론 공부는 아니었고키타를 무척 잘쳤어. 그때는 키타 잘 치는게 캡이었거든.그 녀석도 알고 있었던터라 늘 키타 가르쳐 달라고노래를 불렀지. 지겹게 말이야.그런데 하루는 이 녀석이 구조조정을 했는지 아니면발상의 전환을 했는지 내게 다른 주문을 하는거야.  “은태야, 너 그럼 드럼도 칠 줄 아니?”“응. 조금.....근데 왜?”“아무래도 키타는 어렵고 드럼을 가르쳐주라....”  그러더니 녀석은 어디..

낙서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