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과 6연속 월드컵 진출로
아시아는 물론 축구 강국에서도 한국 축구팀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의 눈에는 아직도 상당히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 부족함이 2%가 모자라는 부족함이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20% 이상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예전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름대로 훌륭한 인프라도 갖췄고
선수들의 해외진출도 활발한 상태다.
특히 국민들의 높아진 열의와 관심은 축구가 한단계 발전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제 우리가 가장 지향해야 할 모델을 찾아 그 성공케이스를 분석하고
이를 벤치마킹하며 축구 실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바람직한 시점이다.
물론 예전에도 이런 논의와 제안은 있었고 그 대상도 찾아보았지만
대부분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현재 세계 축구는 유럽과 남미의 양대 축에
제 3세계라 불리는 아프리카 축구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추세다.
미안하지만 아직 아시아 축구는 그 실력이 세계 무대에 명함을 내밀 상황은 아니다.
유럽축구가 체격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힘의 축구를 한다면
남미 축구는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전술을 펼쳐나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힘의 축구인 유럽을 쫓기에는 아직 파워가 부족하고,
남미식 축구를 따르기에는 그 개인기량이 너무도 부족한 현실이다.
여기까지야 다 아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식 축구를 따로 구축하기엔
세계 축구의 수준이 너무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
불행하지만 그런 추세를 따라갈 역량을 가진 지도자도 없다.
그렇다면 한국 축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모델을 될 축구는 어떤 축구이며
그 모델은 어느 나라일까?
* * *
지루하게 얘기 끌어왔으니 결론부터 말하고 얘기를 풀어야 겠다.
축구팬들에게는 매우 생뚱맞은 제안이고, 어쩌면 납득하기 힘든 제안이겠지만
한국축구가 가장 모델로 삼아야 할 국가는 미국이다.
그동안의 한국 축구의 성격을 볼 때
미국 축구와 상통하는 점은 대충 몇가지가 있다.
우선 특출한 스타 플레이어 중심의 경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
체격적 조건에서 타국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지 않다는 점,
스피드를 중요시하고 조직력을 강조한다는 점 등은
미국의 축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미국 축구의 강점을 몇가지 더 꼽자면,
드리블에 의한 돌파 같은 개인기가 아니라
볼을 텃치하고 트리핑하고 패스하는 기본적인 개인기가 뛰어나다.
따라서 미국 축구는 한국축구가 그토록 원했던
빠른 패스와 안정된 볼처리로 경기를 장악하는, 바로 그 축구를 이미 보여주고 있다.
이런 축구는 정서적으로도 한국 축구와 호흡을 같이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축구는 공격지향적이며 빠른 축구다.
선수도 빨라야 하지만 공도 빠르고 패스도 빨라야 한다.
어느 유럽 축구 전문가가 한국 축구를 보고 한 평가는 매우 심각하다.
'한국 축구는 선수들만 빠르지 공은 빠르지 않다.'
이 단점과 문제점을 해결하여 현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이 미국 축구팀이다.
또한 미국 축구의 장점은 강한 수비조직력으로 인해
실점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와 비슷하지만 단점을 극복하고 있는 축구가 바로 미국 축구다.
현재 미국은 피파랭킹에서 6위에 랭크되어 있다.
피파랭킹과 실제 실력의 관계가 모호하지만 이런 순위가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
사실 미국 축구는 현재
세계의 어느 강팀과 붙어도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 전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미국 경기는 눈여겨 본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은 쉽게 납득이 갈 것이다.
축구에 관심이 많은 축구팬들,
특히 남미 축구와 유럽 축구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팬들에게는
다소 엉뚱한 제안일 지 모르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우리가 가장 따라야 할 모델은 바로 미국 축구다.
축구 선진국의 코칭스태프에게 선진 축구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우리에게 가장 알맞은 모델을 찾아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유럽 축구와 남미 축구는 나름대로 따라해봤다.
안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 축구는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스타일의 축구를 하고 있다.
배울 건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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