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인저리타임

외국에서 보는 박지성 선수

아하누가 2024. 7. 8. 00:59


아침에 웹호핑을 하다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요즘 관심이 많은 박지성 선수에 관한 글인데, 

한 프랑스 교민이 직접 쓴 글이라 한다. 

글의 내용으로 보아 나름대로 신빙성이 있는 글로 보여 이를 소개한다. 

아마 박지성의 잉글랜드 명문팀 맨체스터 이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최고 명문팀에서 뛴다는 긍정적인 면과 

최고 명문팀에서 망신이나 당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교차될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니 조금 안심이 된다. 

외국에서 보는 냉정한 시각으로도 그 기량이 상당히 뛰어난 듯하고, 

무엇보다도 박지성 선수에 대한 기대가 가능한 것은 

그가 볼 때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선수라는 사실이다. 

박지성 선수는 아직도 발전하고 있다. 

 

 

이하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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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 박지성 선수의 이적과 관련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것을 알며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박지성 선수와 관련된 반응을 찾아 보게 되는데

가끔 안타까운 글을 쓰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박지성 선수의 기량을 빅리그 수준에 비해, 아니, 빅클럽 수준에서 뛰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분들이 그 경우입니다.

 

제가 그런 글들을 쓰시는 분들 보다 

축구에 대한 지식이 많아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외국땅 프랑스에서 살고 있기에,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 팀들을 갖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기에,

여러분들 보다 좀 더 가까이에서 유럽 축구와 호흡할 수 있는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제 의견을 말씀드릴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박지성 선수의 기량에 대해 

`솔직히 맨체스터에서 뛰기에는 부족하다` 

`기술이 많이 달리지 않나` 라고 하시는 분들, 겸손하셔서 그런 겁니까?

아님 정말 그런 점을 보아서 그런 말을 하시는 겁니까?

저는 쓸데없는 자학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리그 경기와 챔스에서의 경기력으로 유럽인을 사로잡았습니다.

박지성과 히딩크 그리고 이영표의 아인트호벤은 4강에 오르기 위해

as 모나코와 olympique lyonnais 라는 팀과 맞붙어야 했습니다.

이 경기들의 중계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방송사인 tf1이 맡았었습니다.

물론 중계는 최고의 연륜을 가진 henry (성은 기억이 안 납니다.) 라는 분이 

진행했습니다. 

 

우선 중계예고편은 박지성의 이미지와 경기 모습으로 뒤덮혀 있었습니다.

보통 선수가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팀의 간판이 되리라 보십니까?

게다가 상업적인 방송국이 아무 메리트가 없는 선수를 예고편에다 올려놓았을까요? 

박지성 선수는 네델란드를 떠나 

프랑스에서도 축구 팬이라면 대부분 알 정도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 (물론 자국 팀이라 리옹을 응원하겠지만, 

솔직히 여기는 nationalisme

[국수주의라 하기도 민족주의라 하기도 어색하여 

나쇼날리즘이란 불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좀 약해서 

서포터가 아니라면 반쯤 중립적인 입장에서 관전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과

lyon과의 경기 이야기를 하면 박지성의 플레이에 혀를 내두르면서 할 말을 잃거나 

아니면 너무 할 말이 많아서 얼이 빠진 듯한 표정을 보여 줬습니다.

참고로 여기선 박지성 선수를 빠흐크라 부릅니다.

 

프랑스 관중들의 반응은 중계 해설자의 멘트들로 대신해 드리려 합니다.

전문가이자 가장 충실한 관중이 

이 곳 사람들의 반응을 가장 잘 나타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기장에 빠흐크는 한 명 밖에 없습니다.

잠시 전부터 시청하시는 분들이 헷갈리실까 말씀드리지만 

빠흐크는 한 명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꼭 공격에 빠흐크 미들에 빠흐크 수비에 빠흐크 세 명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넘어지지 않네요. 아... 반칙으로도 막을 수 없나보죠?`

 

`한국의 빠흐크... 히딩크와 함께 아인트호벤으로 왔죠?

히딩크는 빠흐크와 함께 4강을 이끌었습니다. 4강 쉽지 않죠.`

 

`보신 분은 보셨죠. 2002년에 빠흐크가 포르투갈을 상대로 

팡타스티크한(환상적인) 골을 넣은 그 선수입니다.`

 

`계속 뛰네요. 아 제가 빠흐크를 몇 번 불렀죠? 통계 좀 내 주시겠어요?

기다리라는군요. 아 빠흐크 선수가 뛴 거리를 계산해 봤다는 군요 

전반에만... 12.5km를... 다른 선수들 두 배 정도는 뛰었군요.

오해하지 마세요 저 선수는 경기 끝까지 저렇게 뛴답니다.`

 

`아 골대 옆에서 골을 막아내네요. 저 선수 몇 초전에 슈팅 날린 선수죠?`

 

`어 이번에도 빠흐크(왼쪽 포워드자리에서 스루 패스를 받아 돌진중) 

방금 전에 오른쪽 풀백 자리에 있었어요.`

 

`처음 보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아인트호벤은 코쿠와 빠흐크의 팀입니다.`

 

.......

 

저 멘트들은 당신들의 조국, 우리의 조국 아나운서들이 뱉은 멘트가 아닙니다.

박지성과 별 관계가 없는 아니, 그들의 클럽팀을 두팀이나 탈락시킨 

장본인을 형용한 언어였습니다.

당신들이 아무리 부족하다 해도. 박지성의 실력은 어디 가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차가운 마음으로 내린 평가 아래에서 인정받은 실력입니다.

너무 겸손해도 병입니다.

스스로 겸손한 것은 좋지만 같은 민족이라고 

같은 울타리라고 싸잡아서 함께 자학 하려 하지 마세요.

죄송하지만 박지성 선수가 있는 곳은 겸손한 자는 미덕이 아니라

자기 평가도 제대로 못하는 바보로 통할 때가 많은 곳입니다.

 

출처 : 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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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나오고 밑에 딸린 리플 중 기억나는 게 하나 있다. 

‘차범근도 깎아내리는 사람들인데 뭐....’

 

박지성 선수의 성공을 기원한다.

 

 

 

ps> 운 좋게 나는 2008년 맨체스터를 방문했고, 박지성 선수가 뛰는 프리미어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