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매우 커다란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축구가 통일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민간차원의 가장 적절한 것이라는 이유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정서적으로 우리와 잘 맞아떨어지고
또 축구를 하는데에 있어서는
남북한의 문화적, 경제적 차이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가 축구를 좋아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요즘 들어 부쩍 9월 8일에 있을 남북축구 경기가 화제거리가 되고 있으니
팬으로서 내심 반가운 마음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니 답답하고 개운치 못한 부분이 있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하여 남북대화 및 교류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면
그 의미는 매우 순수해야 한다.
일단 문화적 교류를 통해 통일에 한발 다가서기 위한 시작이고,
그렇다면 시작에서 커다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러한 점을 매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도 정부와 관련자들의 행태를 보면
그러한 모든 의미들이 배제된 채
정치적인 논리와 손익관계에 의해서만 일이 진행되어 가는 것 같다.
축구를 통해서 통일로 한걸음 다가가려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이용해서 다른 이득을 보려하고 있다. 어디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통일 축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도시 대항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예전에는 경평전이라 하여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축구를 했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팀이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팀이 경기를 한 것이다.
바로 나라 대 나라의 승부가 아니라 도시 대 도시의 승부가 되어야
같은 민족, 같은 나라라는 상징성을 띠게 된다.
만약 이대로 축구 경기가 치러진다면
경기장 스코어보드에는 어떤 명칭이 쓰여질까?
지난 1990년처럼 남 : 북? 아니면 남조선 : 북조선?
그것도 아니면 대한민국 : 조선인민공화국?
* * *
이번 통일 축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지난 1990년의 좋은 기회를 못 살린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힘들게 찾아온 이번 기회를 또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민간 차원의 교류에 바탕을 두어 오래도록 교류가 가능하고
그것이 또한 국민들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있을 통일 축구에 대한 접근과 의미를 달리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내게 무슨 기회가 주어지랴마는 하나 건의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남과 북이 아니라 서울 : 평양팀의 경기를 치루었으면 한다.
그런데 서울에는 축구팀이 없다.
월드컵을 치른 나라에서 수도에 축구팀이 없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가 처음이라지?
좋다. 그럼 부산으로 하자.
다행히도 부산에는 아주 훌륭한 축구팀이 있다.
서울 다음으로 우리나라를 상징하고 있고,
통일축구 이후에 있을 부산 아시안게임의 분위기도 띄울 수 있으니 의미도 좋다.
그러니 부산팀과 평양팀의 경기를 서울 상암구장이 아닌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치루었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한민족 한나라로서,
통일축구라는 이름에 걸맞는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 축제를 정치논리와 손익계산을 앞세워
일시적인 이벤트로 생각한다면
다시 이런 기회가 오는 데 또 10년이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의 이 축제는 축구를 통한 교류를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개념으로 개최했으면 한다.
만약 이 교류가 정치적 행사로 그친다면 우리 통일의 길은 점점 멀어질 것이다.
아하누가
지금은 fc서울이라는 서울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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