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컴퓨터만 있으면 수많은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또한 각종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다.
흔히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이라 말하는데
그것은 단순히 다양한 콘텐츠와 양질의 풍부한 정보만의 얘기가 아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어느 나라든 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 받는 일이 가능하고,
자료를 전송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난히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발달한 통신 인프라가 한몫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커뮤니티'를 이루고 그 힘을 발휘하는 놀라운 집중력에 있다.
네티즌이라는 합성 신조어가 상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쉽게 피력하는 것이 가능한 인터넷 세상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도출된다.
그 의견중 다수에게 설득력을 지닌 의견은 존중받고
그렇지 않은 의견은 가치가 떨어지도록 자연스러운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또한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네티즌의 커뮤니티와 다양한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생생한 정보는
오로지 언론에 의해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던 정보와는 그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아마 인터넷이 없고 네티즌이 없었다면
우리는 언론에서 보도되는 왜곡과 오류, 허구와 거짓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을 것이다.
뉴스 기사에 댓글이 없었다면 거짓된 보도나 엉뚱한 외신의 번역 등도
모두 진실로 받아들여야 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엄청나게 발달한 통신 인프라와
뛰어난 교육으로 다져진 네티즌들의 생생한 정보는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여론형성의 기반이 되고 있다.
아마 전 세계에 이토록 전국민이 상식과 지식이 풍부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여 이를 공유하는 국민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이런 나라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 살면서도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일들도 벌어진다.
모두가 풍부한 지식과 상식을 바탕으로 앞서가는데
유독 자꾸만 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럴 땐 참 답답한 심정이다.
* *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라는 곳에서는 대통령 선거 180일 전인 6월 22일부터
후보자와 정당은 물론 네티즌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자신의 홈페이지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에서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 반대의 글을 올리는 것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리는 자신의 의견을 금지한다고????
이런 조치가 발효되는 시점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점으로 보아 내일부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까지는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나 비판이 가능한 모양이다.
겉으로는 공정선거를 치르기 위한 대책으로 보이나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의도말고는 다른 의미는 없어 보인다.
단지 법에서 정하는 것이니 알아서 따르라는 권위주의적 발상인 듯한데
세상의 흐름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다.
결국 이것은 전국민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뜻인가?
아니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자질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주겠다는 뜻인가?
의도가 어떤 것이든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이다.
바로 얼마전 모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노란색 화면이
특정 정당의 색깔을 상징한다고 사용을 금지한 일이 있었으니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선거관리를 한다고 선거법에 대한 판정을 하고
기준도 타당성도 없는 해석을 하고 있으니
이건 오히려 유권자들이 선관위에게 한수 가르쳐줘야 할 정도다.
악법도 법이라는 말은
준법정신을 강조한 말이지 되지도 않는 법을 지키라는 뜻이 아니다.
법은 투쟁의 산물이다.
어떻게 규정을 세우는 것이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고 윤택하게 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바로 법이지, 좋다하는 외국의 법안을 베껴와서
이를 지키라고 권위를 내세우는 게 법이 아니란 말이다.
법은 반드시 현실과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법은 사람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다.
법을 앞세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나라는 후진국을 벗어날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선진 네티즌만을 보유하고 있는 정치 후진국인 셈이다.
아하누가
네티즌도 요즘 슬슬 이상해지고 있다. 마치 누군가 알바라도 고용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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