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MBC방송에서 평양공연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공연에는 가수 윤도현도 참가했었다고 하는데
강한 비트로 편곡한 아리랑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다.
북한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앞서가는 음악이었다는 소리도 있고
나름대로 감동적인 무대였다는 기사도 있었다.
윤도현이 부른 아리랑이라면 지난 6월 월드컵에서 응원가로 쓰인 곡일텐데
그 음악을 생각하면서 평양의 분위기와 연결을 시키려니
그 또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며칠 뒤 MBC에서 평양공연 실황을 녹화로 보여주었다.
평양에서는 생중계를 했다던데 왜 우리는 녹화를 봐야 하는지.....
공연 끝부분에 윤도현이 나왔다.
특유의 시원한 창법으로 노래를 몇곡 하곤 이어 아리랑을 부른다.
락음악으로 편곡되기 이전에 3박자 민요인 아리랑으로 노래를 시작하는데
노래를 하다말고 목이 메이는지 눈을 흘리며 가만히 서있다.
그리고 곧 본래의 자세를 찾았는지 경쾌하게 편곡된 월드컵응원가 아리랑을
힘차게 노래하기 시작한다.
객석의 반응이야 예상했던대로 다소 경직되어 있지만 그래도 그런 공연이
현지에서 열리고 생중계 되었다는 데서 커다란 의미를 둔다.
그 아리랑을 들으며 나도 감동했다.
달라진 남북관계의 의식변화와 동포애로 느껴지는 감동이야 당연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내가 직접 작사한 국민응원가 아리랑을 평양에서 불리워지고 있다니
이처럼 감동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얘기를 누군가 듣는다면 감히 국민적인 민요며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우리의 노래며 또한 통일 조국의 예상 애국가 일순위인 '아리랑'을 가리켜
가사를 만든 사람이 따로 있다니 이처럼 파렴치한말이 어디 있겠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거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게시판에 올린 내 글에 보면 그 사연이 나온다.
* * *
아마도 분단 50여년만에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좋을 때도 없는 것 같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적으로 돌변되는 상황을 예상하기가 오히려 힘드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훈훈한 감정속에서도 늘 불안한 부분이 하나있다.
그것은 북한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의 문제다.
수해가 있거나 또는 전쟁이 있어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입는 일이 생겨도
그 피해의 혼돈속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다.
야박한 듯 들리는 이 얘기는 현실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다.
조국의 통일이라는 커다란 과업을 놓고 볼 때
분명 국가적으로나 민족적으로는 이익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이익의 틈에서도 손해를 보는, 또는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러한 집단이 있을 것이다.
그런 집단의 사람들이 정권을 잡게 될까 걱정된다.
바로 이 부분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아하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