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漢 字

아하누가 2024. 7. 7. 00:26


   

   갑자기 때늦은 공부에 열을 올리는 요즘이다.   

   한자능력검정시험이란게 있어 이에 대비하는 공부다.   

   평소에 자신만만하던 한자 실력이었지만    

   우연히 서점에서 본 3급 시험 문제집에 쩔쩔매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공부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다고 머리를 싸매고 책상머리에 앉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아니고    

   또 도서관이나 고시원에 들어가 고시공부하듯 하는 공부는 아니다.   

   그저 오가는 전철안이나 틈나는 시간을 이용해   

   교재를 뒤적거리는 게 공부의 전부다.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 바로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어진다.    

   한자도 마찬가지여서 몰랐던 자, 몰았던 단어를 알게 되면    

   꼭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다.   

   

   

   * * *

   

   

   출근해서 사무실 동료를 보자 아침에 전철안에서 뒤적거린 단어가 생각났다.   

   복습도 할겸 잔뜩 폼을 잡고 메모지에 멋드러지게 두 글자를 썼다.     

   

  抛 棄

   

   "이거 읽어 봐!"

   

   한자라는 것이 그렇지만 쓰기는 어려워도 읽는 건 쉽다.   

   더욱이 앞뒤 연결문장이 있다던가 또는 잘 인쇄된 문자라면   

   더 눈에 익어 쉽게 읽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처럼 달랑 두 글자를 볼펜으로 휘갈려 쓴 글이라면    

   더욱 읽기에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뛰어난 지적능력에 감동하고 있었다.   

   

   

   "음...이게 뭐더라..."

   

   

   동료들은 고민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리고 몇번 혼자말을 되놰더니 귀찮다는 말투로 말했다.    

        

   "에이, 포기!"

 

 

   난 경악했다.    

   무려 한달이나 한자 공부에 열을 올렸고,    

   공부에 열을 올리기도 전에 이미 한자는 자신있는 분야였는데   

   겨우 알게 된 글자를 한번에 맞추다니....  

   

   

   역시 학습의 길은 멀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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