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지도가 높은지,
외국에서 한국에서 왔다 하면 다 알아듣는지 알고 싶어진다.
요즘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동남아를 비롯한 일부국가에서
한국 TV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한류열풍이 강타하고 있다고도 하고
또 한국의 IT 기술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다고도 한다.
거기에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니
세계속에서 한국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하다.
좋은 소식은 그저좋은 뜻으로만 받아들이려 하지만
오늘 들려온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의 위상이란 게
세계의 시각에서는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뉴스를 보니 외국의 인기가수들이 공연을 위해 줄지어 방한할 예정이라 한다.
나라의 위상이 높아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공연을 위해 참가하는 가수의 면면을 보니 이게 또 문제다.
호주의 어떤 그룹은 스웨덴 출신의 유명한 그룹 아바(ABBA)의 짝퉁이다.
이른바 카피밴드(Copy Band)다. 그런데도 입장료는 상당히 비싸다.
거기까지야 그러려니 하자.
아바라는 그룹이 인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 없어진 그룹이니
짝퉁이라도 향수를 달래주겠다는 데 뭐 어쩌겠나.
그리고 다음 소개하는 가수를 보니 이번엔 보니엠(Boney M)이다.
좋아하는 사람도, 가치없게 치부해버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인기있던 그룹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Rivers of Babylon, Sunny, Daddy Cool 등
언젠가 한번쯤은 재평가를 해도 괜찮을 음악들이다.
근데 문제는 이제 한물간 가수라는 점이다. 한물가도 한참 갔다.
음악적인 가치를 떠나서 인기가 상당할 때 내한공연하면 얼마나 좋은가.
Rivers of Babylon이 나온지 대략 30년이 지나지 않았나?
추억의 향수를 달래주기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듯하다.
그 다음 내한하는 가수는? 나나 무스꾸리다. 나나 무스꾸리라.....
이 가수가 도대체 언제적 가수던가. 기억도 안난다.
어쩌면 내가 나나 무스꾸리라는 발음을 못할 나이에
이미 스타가 된 가수일지도 모르겠다.
더 기가막힌 것은 다음에 소개한 가수다. 누굴까.
나름대로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삼형제 그룹 비지스(Bee Gees)다.
이 정도 그룹이 오면 좋지 뭘 흥분하냐고?
말을 꺼냈으니 말이지 나는 개인적으로 비지스의 열렬한 팬이다.
어린 시절 향수를 그대로 안고 있고 우애있는 형제애도 보기 좋다.
그런가 하면 막내(이복동생이라지만) 앤디깁(Andy Gibb)의 요절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비지스가 왜 이제 오나. 좋을 때 다 두고서.
이제라도 오니 다행이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말도 안되는 얘기다.
이미 3형제중 막내(쌍둥이니 막내고 뭐고 없겠다)는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었고,
남은 두사람중 한사람은 성대결절로 노래를 할 수가 없다고 한다니
도대체 무슨 공연이 이렇단 말인가?
어떻게 비지스의 공연을 보며 추억에 잠기라는 말인지 모르겠다.
말 꺼낸 김에 몇가지 더 보태보자.
예전에 블랙사바스라는 그룹이 내한 공연을 한적이 있다.
한물간 옛날 그룹인 것도 모자라
전성기 당시 팀의 리더인 오지오스본이 참여하지않은 채 내한 공연을 했다.
또 있다.
미국시장보다는 우리나라에서 더 인기를 끌던
그룹 스모키(Smokie)의 내한 공연은 더 가관이다.
그룹 구성에 90%를 차지하는 리더이자 싱어이자 작곡가인
크리스 놀먼(Chris Norman) 이 안왔다지?
그럼 도대체 누가 와서 마이크에 대고 옆집 사는 앨리스를 찾았을까.
이런 사례는 더 찾아보면 아직도 많이 있을 것이다.
* * *
내한 공연하는 가수가 한물 갔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나라의 세계속 위상을 가늠한다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
수요가 적당해서 경제성도 있어야 하고,
또는 공연을 기획하는 기획사에게도 문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별볼일 없는 나라라고 판단하는 것도
역시 무리가 따르겠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는 아닌 듯싶다.
인지도는 높을 지 몰라도
그에 따르는 이미지는 높은 인지도를 따르지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아마도 우리는 높아진 인지도 때문에
이미지도 좋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름휴가를 맞아 또 해외관광객이 급증한다고 한다.
여행객들에게 현지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길 희망한다.
나라의 인지도는 정부가 만들지만 그에 따른 이미지는 국민이 만드는 것이니까.
아하누가
머라이어 캐리는 립싱크도 했다.
2024년 1월 현재. 요즘은 한국가수들이 외국에서 공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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