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단편유머

운전

아하누가 2024. 7. 2. 01:23


운전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한 친구를 차를 탄 적이 있었다.

이 친구는 자동차 뒤에 커다랗게 ‘초보운전’이라고 써 붙이는 것이 못내 쑥쓰러웠던지
초보 운전임에도 그냥 운전하고 있었다.
차가 달리던중 갑자기 앞차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접촉사고가 날뻔 하여
앞차 욕을 신나게 하고 있는데 그차의 뒷유리창에는 커다란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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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차에는 아기가 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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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아기용품 업체에서 제작한 스티커인 것 같은데 그런 글을 보니 달리 할말이 없었다.
그 친구는 그것이 ‘초보운전’보다는 훨씬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을 했는지
그렇게 써붙이고 다녀야겠다는 말을 내게 했다.
뒤에 무언가 붙어 있으면 뒤차는 조심스러워 지고 또한 ‘초보운전’이란 글도 아니니
쑥스러운 것도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결혼도 안한 놈이
어찌 그런 말을 쓰고 다닐 수 있느냐는 나의 반문에 그 친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며칠이 지난 뒤 그 친구의 차를 또 탈 일이 생겼다.
운전이 제법 늘은 것 같았지만 여전히 초보운전은 초보운전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도로를 달리는 동안, 지나가는 주변의 차들이
내가 탄 차안을 계속 기웃거리는 것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혹시나 하고 자동차의 뒤 유리창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거기에는 이런 글씨가 커다랗게 쓰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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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차안에는 아기를 만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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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있었던 일은 아니고 그러한 문장을 보면서 언뜻 생각이 든 얘기다.
그 당시 소위 말하는 '카섹스'라는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문득 들었던 듯하다.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다해도 정말 그렇게 써붙이고 다닐 사람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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