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신혼 생활을 시작한 동료 직원이 집들이를 하게 되어
각 부서에 신혼집의 약도를 팩스로 보냈다.
하지만 팩스를 통해서 온 약도를 보던 직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 집의 위치는 장위동(서울)이었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집들이에 관심이 없었는지
아니면 약도에 관심이 없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가 알아서 데리고 갈 것이라
생각했는지 약도를 꼼꼼히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그쪽 지리는 잘 모른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생각 끝에 집들이의 주인공인 그 사람은 약도를 다시 각 부서로 보냈고,
두 번째 약도를 받아본 사람들은 아까와는 전혀 다르게 매우 흥미롭고 관심 있게
약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진작 이렇게 약도를 그렸어야지!’ 하며
저마다 한 마디씩 같은 내용의 말들을 반복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약도를 힐끔 보았더니 아까와 같은 약도에다
미아리 윤락가라는 장소 하나를 추가로 표시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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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자랑일 수는 없지만 윤락가라는 곳에 대해 남자들은 제법 아는 척을 한다.
물론 자리를 가려가면 하지만.
어느날 김강자 서장의 등장으로 우리나라 윤락가의 지도는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이제 미아리라는 지명도 제 이름을 찾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