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시작되기전 우승국을 미리 예상해보는 것도
월드컵이 가지는 커다란 즐거움이다.
지금까지 월드컵 우승국은 총 7개국. 남미 3국가와 유럽 4국가다.
그런가하면 역대월드컵 우승 횟수도 남미와 유럽이 비슷하게 나누어 가졌으므로
축구의 양대 대륙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또한 대륙별 개최에 따라 개최 대륙에서 우승국이 나온 묘한 징크스도 있다.
(유일한 예외는 1958년 스웨덴 대회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것이고,
1994년 미국대회는 같은 대륙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까운 브라질이 우승했다.)
그런면에서 볼 때 유럽도 남미도 아닌
제 3지역인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의 우승국가는
어느 대륙의 어느 나라일까?
전통으로 보나 징크스로 보나 또한 축구실력으로 보나 이번 대회도
양 대륙에서 우승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우승 예상국은 유럽의 프랑스와 이태리,
남미의 두 강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 좁혀진다.
그 외 우승을 넘볼 실력을 갖춘 팀이라면
유럽의 강호 잉글랜드, 떠오르는 강팀 포르투갈, 그리고 전통의 강국 독일 등이다.
지난 대회 우승국, 아트 사커 프랑스
지난 대회에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한 프랑스는
지난 대회의 전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
드샤이, 튀랑, 리자라쉬 등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비에이라 등이 이끄는 미드필더도 탄탄하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스타 지네딘 지단의 기량도 여전히 뛰어나고
조직력 또한 일품이니 우승전력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골키퍼 바흐테즈가 지난 대회에 비해 기량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
그리고 살림꾼인 피레의 부상으로 인한 결장.
공격수인 앙리, 윌토르, 아넬카(공식적으로 명단발표를 안했으므로
아넬카의 합류는 아직 미확인), 트레제게 등의 기량이
탄탄한 수비진과 허리에 비해 미흡하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드러난다.
이 문제로 인해 감독은 신예 스트라이커 세시를 선발했지만
어떠한 플레이를 보일지는 눈여겨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감독의 선수 운용 능력이 뛰어나니
일단 우승후보로서는 손색이 없다.
다만 지난 대회와 달리 홈 경기가 아니라는 점에서의 객관적 평가로 볼 때
우승은 조금 힘들 것 같다.
현재 남미 최강, 탱고축구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가 현재 남미 최강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남미 예선에서 보여준 완벽한 경기력,
포지션이 겹쳐 뛰어난 선수가 선발되지도 못하는 두터운 선수층 등은
아르헨티나의 높은 우승 가능성을 말해준다.
약간은 기량이 전성기만 못하지만 골을 넣을 줄 아는 골잡이 바티스투타가 있고
그보다 더 잘한다는 에르난 크레스포가 있다.
이에 젊은 샛별 사비올라도 있으니 이 두터운 공격진은 상대팀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다.
기량이 예전만 못한 오르테가보다
현재 가장 우수한 기량을 보이는 베론이 이끄는 미드필더진도 훌륭하다.
돌아온 왕년의 스타, 바람의 아들 카니자의 합류는
도무지 무슨 의도인지 알 길이 없으니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를 눈여겨 보는 또 하나의 관심거리다.
하지만 남미팀 특유의 약점인 기복이 심하다는 부분과
치열한 조 예선(죽음의 조라 불리우는 F조)를 거쳐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남는다.
결승진출이 유력한 팀이다.
언제나 든든한 카데나치오, 아주리 군단 이태리
카데나치오라는 말은 '빗장수비'를 말하는 것이고
아주리는 이태리 전통의 파란색 유니폼을 뜻하는 말이다.
이태리는 매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냈다.
전력이 좋은 해도, 전력이 그리 좋지 않은 해에도
언제나 결승이나 결승 문턱까지 진출했다.
강력한 수비가 바탕이 되지만 공격력 또한 이에 못잖다.
수비가 강한 팀이 우승하는 전례가 많은 현대 축구 흐름으로 볼 때
이태리의 우승 확률은 매우 높다.
이태리는 단지 수비만 강할 뿐만 아니라
경기를 운용하는 능력이 다른 팀에 비해 매우 뛰어나다.
이런 면들은 우승을 향한 이태리의 축구의 큰 원동력이다.
비교적 예선 및 대진표도 좋은 편이다.
말디니가 이끄는 수비진도 여전히 최강이다.
여기에 토티와 디비아조 등 탄탄한 허리진도 있고 폴란드의 두덱과 함께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 할 수 있는 톨도도 있으니
구성 및 조직력 또한 뛰어나다.
약간 기량이 떨어진 공격수 델피에로와 비에리 등이
얼마나 선전하는가에 키포인트가 있다.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다.
전통의 축구 강국, 삼바 축구 브라질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우승후보에 브라질을 뺄 수는 없다.
호나우도가 제 기량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브라질의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윙백들인 호베르투와 카푸가 있고 히바우도도 아직 건재하다.
또한 경기가 안 풀릴 때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니우손이 예전의 기량만 보인다면
브라질은 우승후보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다.
중국, 코스타리카, 터키와 함께 있는 예선의 조 편성은
다른 우승후보들 중에 가장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브라질 같은 팀은 경기를 치를수록 조직력이 강해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는 매우 좋은 징조다.
하지만 선수 선발에서의 약간의 잡음,
그리고 남미 예선을 거치면서 상처를 입은
자존심의 회복 등은 우승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들이다.
자존심을 되찾고 자신감을 찾는다면 브라질의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지금의 예상으로는 결승 진출이 약간 부담스럽다.
그 외의 우승후보들
포르투갈은 좋은 선수들과 좋은 전력을 갖추었지만 우승경험이 없다는 것이
커다란 약점이다. 우승 경험이 없는 것처럼 치명적인 약점도 없다.
그렇다고 지난 대회 우승국이 처녀 우승한 경우처럼 홈경기도 아니니
결승진출은 약간 힘들게 보여진다.
기복이 심한 것 또한 매우 결정적인 약점이다.
잉글랜드는 강한 축구를 한다. 빠르고 힘이 넘친다.
베컴 같은 키 플레이어도 뛰어나고 오웬 같은 해결사도 있지만
전반적인 조직력에서 약점이 보인다.
잉글랜드의 가장 큰 고비는 예선전이다.
죽음 조인 F조에 속해있는 것이 부담이다.
최근 3년간 잉글랜드에게 진 적이 없는 스웨덴,
어떻게든 16강에 올라가는 나이지리아,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라이벌인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하는 조별 예선이
가장 고비다.
이 고비만 넘겨준다면 좋은 성적도 가능하지만
예선이 너무 힘겹게 느껴진다.
독일은 지난 대회 출전 선수가 7명밖에 되지 않는 신예들로 구성되었다.
이 세대교체가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항상 단단한 수비력과 경기 후반에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경기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열린 두 번의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대회에서는 그런 장점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과연 독일은 살아날 수 있을까?
루디 펠러의 지휘력도 불안한 부분이다.
과연 어느 팀이 우승할지 궁금하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아하누가
결국 브라질이 우승했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저런 예상은 아무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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