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2002년 월드컵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이니 만큼 모든 매스컴의 집중 보도가 예상되어
온 나라가 월드컵 열풍에 휩쓸리게 된다.
따라서 평소 TV를 즐겨 시청하는 사람들도 볼거리가 축소되어
원치 않아도 TV를 통해 월드컵을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기는 누구라도 관심이 있지만
남의 나라 경기는 무슨 관점에서 봐야 할까.
축구 매니아가 아니라면 이것이 가장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월드컵을 더욱 재미있게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월드컵은 더욱 재미있다.
우리가 TV화면을 볼 때 눈여겨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몇가지가 있다.
파란색의 이태리 유니폼이나 노란색의 브라질 유니폼은 한눈에 쉽게 알아본다.
유니폼은 단순히 상대선수의 구분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특징을 잘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유니폼에 대해
이번 2002년 월드컵에는 어떤 면을 눈여겨보아야 하는지 살펴보자.
1. 새로운 패션리더 - 카메룬
아프리카의 축구 강국 카메룬은 매번 유니폼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1990년 이태리 월드컵 개막식에 출전한 카메룬 대표팀의 유니폼은
종전의 스타일과 달리 헐렁헐렁한 옷에 반소매치곤 매우 길게 늘어지는 옷을 입고
출전해 관심을 끌었다.
이후 축구 유니폼의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런 카메룬은 얼마전에 열렸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에 출전할 때
소매가 아예 없는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와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편
또 한번 그 특유의 패션감각을 만방에 알렸다.
그러나 그 특이한 유니폼은 FIFA로부터 경기복으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이번 월드컵에는 다른 유니폼으로 교체해야 할 상황이다.
노란색과 녹색을 테마로 하는 카메룬의 유니폼은 과연 이번 월드컵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선보일지 그 또한 관심거리다.
2. 쫄티 패션 아주리 군단 - 이태리
패션의 나라 이태리는 전통적으로 파란색 유니폼을 고수해왔다.
이태리어로 파란색을 뜻하는 '아주리'라는 말이 이태리팀의 별칭이 되었을 정도로
전통깊은 색상이다.
그런 이태리팀이 지난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0)에 출전할 당시
획기전인 유니폼을 선보였는데,
그것이 바로 몸에 짝 달라붙는 이른바 쫄티 유니폼이었다.
그동안 보아왔던 넉넉한 옷이 아니라 몸에 밀착된 유니폼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 제법 눈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 쫄티 유니폼은 몸에 밀착되어 상대방이 옷을 잡는 반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스판덱스로 이루어진 소재는 상대가 손으로 옷을 잡았을 때
길게 늘어나 심판의 눈에 잘 띄는 효과마저 있으니
패션을 넘어 기능적으로 뛰어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스타일은 곧 세계로 퍼져 우리나라의 프로팀인 대전팀에서도
이런 스타일의 유니폼으로 올 시즌을 뛰고 있다.
하지만 이태리 선수들, 축구선수들이 입으니 멋지게 보이지
배가 많이 나온 우리나라 조기축구회에서의 입는다면 왠지 어색할 것 같다.
3. 3가지 색의 다른 변화 - 전차군단 독일
영원한 우승후보 독일은 매 월드컵마다 하얀 바탕에 국기에 표시된 3가지 색을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시켜왔다.
1990년 이태리월드컵의 꺽어진 3선,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보여준, 새의 깃털을 연상케하는 다이아몬드형의 조화,
그리고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심플한 3색 선으로 국기를 표현했다.
그러하면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은 하얀 바탕에 어떤 디자인으로
국기의 3가지 색상을 표현했을까.
축구 유니폼을 보면 왼쪽 가슴에 국가 축구협회의 문장이 자리잡고 있다.
방패형도 있고 원형도 있으며 네모 형태도 있는데
월드컵에서 우승한 국가는 그 문장 위나 아래에 우승횟수에 해당하는
별을 넣는 것이 관례다. (물론 다른 대회도 대회의 우승경력이 있으면
그 대회에 출전할 유니폼에도 우승횟수만큼의 별을 넣는다.)
월드컵에서 총 3회 우승한 독일은
이번 유니폼에서는 왼쪽 가슴에 새겨진 앰블럼위에
새겨진 3개의 별에 자신의 국기 색상 3색을 쓰고 있다.
4. 기타 유니폼 이야기
유니폼을 이루는 색상이나 디자인의 모티브는
모두 그 나라의 국기에서 기인한다.
축구가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라는 증거이기도 하고
가슴에 국기를 직접 넣지 않아도 옷 전체가 국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빨간 상의 파란 하의 또한
국기의 태극에서 디자인의 모티브를 찾은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의 경우도 대부분 마찬가지여서 선수들의 유니폼과
관중석에 휘날리는 국기를 비교하면 어느 팀 관중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물론 그 유니폼은 주 유니폼(MAIN)의 경우다.
보조유니폼(SUB)의 경우에는 다르다.
보통 홈 경기와 어웨이 경기로 나눌 때는 홈팀이 주 유니폼을 입는다.
우리나라의 붉은 악마가 항상 붉은 옷만 입고 경기장에 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팀은 우리나라에서 주 유니폼을 입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팀과
두 경기를 연속으로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홈팀이 보조 유니폼을 입을 경우도 있다.)
그러나 월드컵 같은 대회는 한곳에서 벌어지는 대회이기 때문에 홈팀이 따로 없다.
우리는 그 장소의 주인인 개최국이지 홈팀의 개념은 아니다.
따라서 이런 대회에서는 각국이 주 유니폼을 입고 주 유니폼의 색상이 서로 같거나
비슷하다면 경기전에 추첨을 통해 한팀이 보조 유니폼을 입는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와 한조를 이루고 있는 폴란드와 포르투갈의 주 유니폼이
우리와 같거나 비슷하므로 우리가 경기에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 지도
관심있게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나라마다 취향이 있고 패션 감각이 있다.
그런 면이 모두 반영되는 축구 유니폼에는 많은 사실들이 숨겨져 있다.
이런 면들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면
축구 경기에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월드컵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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