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인저리타임

2002년 4월 18일 폴란드 : 루마니아 평가전

아하누가 2024. 6. 29. 22:33


 


1. 폴란드의 컨디션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해있으면서 우리와는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를 폴란드의 평가전은
관심 대상이다.
루마니아를 상대로 자국에서 열린 이번 평가전에서도 폴란드는
시종 무거운 몸놀림과 특징없는 축구를 보여줬다. 결과는 루마니아의 2:1 승.

한마디로 투박하고 거친 축구로 일관한 폴란드였다.
올리사베데가 부상으로 빠진 공격진은 골 결정력이 현저히 떨어져
좋은 찬스를 부정확한 슈팅과

날카롭지 못한 마지막 패스로 인해 대부분 소득없이 끝났다.
특히 전반에 두골을 뺏기고 당황하여 거친 플레이와 성급한 공격은
지난 일본전에 이어 폴란드의 경기력 외적인 단점을 드러낸 셈이다.

최근 두 경기에서 나타난 컨디션이라면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은 몹시 떨어진다.
다만 축구의 상대적인 면을 고려할 때
같은 조의 미국이나 한국에는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가 강하다는 폴란드는 이날 경기에서 매우 엉성한 수비력을 보인다.
특히 일본전에서 약점으로 나타난 왼쪽 수비라인은 여전히 불안함을 보이고 있으며
문전 혼전시 조직력의 허술함이 현저히 눈에 띈다.
상대가 플레이에 불리한 위치에서 공을 잡았을 때나 힘으로, 체력으로 밀어부쳐
이를 막아내는 방식의 수비력이다.

 

먼저 공격수가 좋은 자리를 잡으면 여지없이 흔들린다.
또한 중앙으로 개인 돌파하는 루마니아 선수를 쫓는 폴란드 수비는
노쇄한 팀의 모습과 다름없어 보인다.

강해보이는 면 또한 신체적 우위를 점한 제공권으로,
특히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싱이 위력적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다르게 폴란드의 측면 공격수들은 드리블 동작에서
바로 날카로운 크로싱으로 연결한다.
유연한 발목과 뛰어난 체력으로 이어지는 이 크로싱은 매우 위력적이다.
우리나라 선수는 물론 그동안 우리와 평가전을 치뤄왔던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킥이다.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2. 소리없이 강한 축구 - 루마니아

 

10년전부터 나는 우리나라 축구의 성공 모델을 루마니아의 축구에서 찾길 바랐다.
다른 유럽 선수들에 비해 신장을 비롯한 체력적인 열세가 두드러지는 루마니아는
뛰어난 스타없이 완벽한 조직력으로 풀어가는 세련된 축구를 한다.
특히 개인기들은 일품이어서 공격과 수비의 맥을 끊는 일이 드물며,
특히 이러한 뛰어난 개인기는 완벽한 조직력으로 정비되어

강력한 수비라인을 형성한다.
이날 경기에서 폴란드의 결정적인 슈팅을 수비들이 몸으로 겹겹이 막아낸 것도
이런 조직력 때문이다.

 

루마니아는 수비력이 강한 팀이다.

수비에 치중하고 강한 수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기는 이유는 루마니아 축구가 세계에서 가장 적중률 높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비는 단단하고 역습으로 이어지는 공격에는 완벽한 조직력으로 득점력을 높이니
이 보다 뛰어난 모델이 또 어디 있을까.
이런 나라가 아깝게 최종 예선에 탈락하여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함이 아직도 아쉽다.

그리고 우리도 이런 나라와 평가전을 하면 얼마나 좋으랴.
우리가 평가전으로 고려할 나라는 잉글랜드나 프랑스가 아니다.
바로 이 루마니아 같은 나라다.

러니 코스타리카나 중국과의 평가전은 무슨 의미가 있으랴.

적어도 이날 경기라면 루마니아 축구는 포르투갈을 보는 것 같았다.
실수가 없는 단단한 개인기에 적진을 휘젓는 화려함까지.
그리고 그 개인기는

반드시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로 이어지는 뛰어난 조직력.

득점에 성공한 9번 가네아(독일. 슈트트가르트)와
10번 무투 (이태리. 베로나)의 개인기와 기량은 몹시 뛰어나다.

 

 


3. 폴란드 전의 승리 비책은?


폴란드와 일본전에서 폴란드가 무너진 이유가 강한 압박 때문이었다면
이날 경기에서 루마나이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빠른 볼처리다.
뛰어난 개인기를 동반한 빠른 볼처리는 폴란드의 수비진을 지치게 만들었으며
후반 거친 몸싸움으로 일관하는 폴란드 선수들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다.


특히 수비수보다 먼저 좋은 자리를 잡았을 때 무너지는 폴란드의 수비라인은
월드컵의 첫승 비법을 말해준다.
빠른 볼터치와 패스가 득점의 효과적인 방법이고
강한 압박이 수비의 열쇠라는 것을 우리는 두 경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폴란드를 잇달아 이긴 두 나라의 공통점 또 한가지는
실점후 지나치게 거칠게 달려드는 폴란드 선수로부터 감정적인 흔들림없이
대처했다는 점이다.
이점은 우리가 월드컵에서 폴란드에게 선취점을 빼앗았을 경우

매우 중요한 점이다.

 


앞으로 남은 50일 동안 폴란드가 어떻게 팀을 정비할 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아하누가

저 당시는 2002 월드컵 개막을 앞둔 당시라 관심이 뜨거웠다.

결국 한국은 2002년 월드컵 본선 첫경기에서 폴란드를 2:0으로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