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돋보인 체력
스코어는 0:0으로 끝났지만 우리 팀이 나름대로 선전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드필더부터 힘차게 밀어부치는 압박은 좋아진 체력을 느끼게 하는 장면으로
그동안 히딩크 감독이 주장해온 체력훈련의 강조와 집중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일부 해외파 선수들의 체력 저하, 후반 30분 경과후의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해법을 더 찾아야 할 것 같다. 수비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 강한 팀 터키
터키 축구는 강하다. 강팀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한번에 보여준다.
빠른 스피드의 패스웍, 상대팀이지만 부러운 견고한 수비 조직력 등
강팀이 가지고 있는 면모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 또한 플레이 메이커와 골 결정력이 뛰어나지 않아 보인다.
최소한 이 날의 경기만으로 평가한다면 좋은 경기를 보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날의 경기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승부욕과 긴장감이 더해진다면
분명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인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나라보다 더 투박한 축구를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쉽게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운 팀이다.
3. 하칸 수쿠르
터키의 최고 스타플레이어며 뛰어난 골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는 수쿠르는
이날 경기에서 제몫을 하지 못했다. 몸도 무거워 보였고 성의도 없어 보였다.
이 경기에서 보여준 그 역량이라면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이란의 알리 다이에이보다 나은 점이 없다.
일선 공격수 중에 집중마크 당하지 않는 공격수는 한사람도 없다.
하지만 터키리그에서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 주었고
현재 이태리 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가 컨디션을 되찾으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실망이다.
4. 유상철, 황선홍 YES!, 최용수, 윤정환 NO!
일본파 선수들의 부침이 눈에 띤다.
포지션을 측면 아래로 한걸음 물러난 황선홍은 감독의 지시를 잘 받아들이는
영리함을 갖춘 선수다.
최전방 공격수 최용수보다 한발 물러서서 공격을 지원하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평소 스타일과 다른 것으로 보아
감독의 지시가 있었으며 또한 감독의 요구를 충실하게 소화한 듯하다.
유상철은 특유의 체력과 수비력으로 좋은 플레이를 했으나
최용수는 많이 지쳐 보인다.
최전방 공격수가 파괴력이 없으면 상대 수비수들은 쉬워지고
득점 확률은 점점 낮아진다.
윤정환은 몇 번의 눈에 띠는 패스 말고는
히딩크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더욱이 후반의 교체는 그의 대표팀 합류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암시를 하고 있다.
또 한명의 J 리거인 박지성은
후반의 후반에 교체되어 별로 눈에 띄는 장면은 없었다.
5. 부지런하나 마무리가 안 좋은 이영표
이을용 대신 왼쪽 미드필더로 들어가 경기를 마친 이영표는 부지런한 선수다.
이 날 경기에서도 꾸준히 왼쪽을 돌파하는 부지런함을 보여주었지만
단 한번도 중앙 공격수에게 제대로 된 패스를 하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그가 패싱력과 크로싱이 약하다는 사실을
가장 큰 단점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우려를 여지없이 보여준 경기다. 여기도 심각한 부분이다.
측면에서의 잘못된 패스는 바로 역습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실점 확률이 매우 높다.
반면에 우리는 측면 크로싱으로 인해 실점 위기를 맞았다.
5. 김병지의 선방
오랜만에 스타팅으로 나온 김병지 골키퍼가 특유의 순발력으로 나름대로 선방했다.
이운재와 주전 자리를 다툼에 있어 좋은 눈도장을 찍은 셈이지만
아직도 볼을 오래 끄는등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6. 인저리 타임의 선수 교체
중요한 경기도 아니면서 히딩크 감독은 항상 이런 작전을 쓴다.
평소에 비신사적인 것만 같은 이 작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평가전에서도
이런 교체를 하는 히딩크는 무슨 생각인지 궁금하다.
만나면 제일 묻고 싶은 것이다.
7. 앞으로의 예상
국가대표팀의 선수 선발은 이미 마무리된 듯하다.
더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기도 힘들고 나타나지도 않을 것 같다.
체력을 더 높이고 특정 선수에게 중책을 부여하는 전술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안정감을 얻기는 어렵다. 조금 더 두고 보자.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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