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음악가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가르켜 이렇게 평했다.
“연주회에 있어서 지휘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연주되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역할 뿐이다!”
그 음악가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그저 단순한 꼭둑각시로
비하시키려 그런 말을 했을까? 그건 절대 아니다.
그 음악가는 지휘자를 가르켜 연주회에서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역할 뿐이지만 진정한 지휘자의 역할은
연주회밖에서 나타난다고 했다. 즉,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지휘자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말이다.
이말을 듣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축구팀의 감독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축구팀의 감독이란 선수를 선발하고 또 경기중에 선수를
교체하는 일 말고는 경기중에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축구라는 경기의 특성이 그러하듯이
작전이란 것이 수행될 수 있는 상황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요,
또한 모든 작전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경기의 진행속에서
매번 다를 수 밖에 없는 주변 상황과 맞물려지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축구팀의 감독은 연습을 통한 실력향상 과정에서
그 진정한 능력을 가름할 수 있으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다를 바 없는 셈이다.
* * *
오래전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세계적인 명지휘자
<유진 올만디>가 중국 북경의 어느 방송국 오케스트라의 연습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
연습이 한참동안 진행되던 어느 순간.
호기심에서인지 아니면 무언가 의욕이 생겼는지
유진 올만디가 직접 지휘를 해보겠다고 원 지휘자의 양해를 얻어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그때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세계적인 지휘자에 지휘에 맞춰
자신들이 연주한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그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멋진 연주를 했고 이어 단원들은
자신들의 연주가 세계적인 명지휘자에게도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연주였다고 생각되어 이후 커다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존경받는 지휘자, 훌륭한 지휘자는
단원의 숨겨진 자신감도 이끌어 내어 실력 이상의 그 무언가를
이루게 하는 능력 또한 가지게 됨은 물론이다.
축구의 감독 또한 마찬가지로 선수들이 감독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할 때 자신감이 넘친 기량을 발휘하게 됨은 자명한 일이다.
* * *
하지만 우리 언론은 어찌된 일인지
존경받는 감독을 한명도 만들려 하지 않는다.
충분히 존경할 만한 자격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비하시키고
심지어 모략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연주가 형편없었다고 헐뜯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언제가 되어야 자신감이 가득차 있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있도록 언론이 도와줄까?
아하누가
2013년, 지금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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