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직장생활을 하려면 상당히 곤란한 일이 하나있다.
물론 더워서 생기는 일이다.
한자리에 앉아서 오랜 시간 일을 하려면 물론 덥기도 하지만
에어컨이 있으니 그리 견디기 힘든 일은 아니고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팬티가 자꾸 엉덩이에 붙는다는 것이다.
이거 경험해본 사람들은 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오직 손을 사용하는 방법이 유일한데
그 모습이 그리 아름답지 못할 뿐 아니라
그렇다고 손을 안쓰고 몸부림만으로 해결하려 했다가는
세상에서 가장 우스운 꼴을 남에게 보여주게 된다.
나는 항상 그 부분이 짜증스러웠다.
그래서 늘 그 상황이 오면 신경질적인 큰 소리로 말하곤 했다.
“어휴~ 이거 팬티가 자꾸 엉덩이에 붙어서 불편해~”
그때마다 여직원들도 재밌게 응수하곤 했는데
그중에 한명이 매번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난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이봐요~ 영자씨! 영자씨는 팬티가 엉덩이에 안붙어요?”
나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아니라
정말로 여자들은 팬티가 엉덩이에 붙지 않는지 궁금해서 물은 것이었다.
하지만 내 질문에 대꾸는커녕 못들은 척 하기만 했다.
몇번 그 얘기를 꺼내며 지내던 며칠뒤
그 여직원은 치사하게도 나와 함께 일 못하겠다며
부장님께 일렀고 나는 부장님의 호출을 받아 한동안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거~ 김은태씨!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일에나 집중해요!”
“근데요....... 부장님은 안붙습니까?”
이렇게 말했다가 괜히 지각 많은 것까지 덩달아 잔소리를 듣게 되었지만
돌아서서 자리로 걸어가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갈릴레이의 일화를 잠시 생각하고는 혼잣말로 ‘그래도 팬티는 붙는다’며
나즈막히 소근거리며 꿋꿋하게 소신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의문은 의문이다.
여자들은 정말 팬티가 엉덩이에 안붙을까?
이는 내가 여자가 아닌 이상 영원히 풀어지지 않을 미스테리가 될 것이다.
만약에 여자들도 붙는데 아닌 척 하고 앉아 있는 것이라면
그 여직원이 너무 가증스럽고
또 안붙는다면 그 유일한 해결방법이라고는 팬티를 안입는 것 뿐일텐데 .....
하지만 그 미스테리는 그리 어렵잖게 풀리고 말았다.
부장님 자리에서 내 자리로 걸어오는데
내 자리의 앞쪽에 자리잡은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동갑내기 여직원이
내게 소근거리듯 농담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러게 거들을 입으라니까!”
아하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