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그러니까 요즘 사회를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기계 한가지를 꼽으라면 과연 무엇일까?
얼핏 듣기에는 어느 미래학자가 신문의 칼럼을 통해 발표한
글의 제목 같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바보 같은 질문에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나는 그것이 TV리모콘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생겨난 이 TV리모콘은
정말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것이라,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문화도 변하게 되었다.
리모콘 시대에 접어들면서
TV프로그램은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을 방영하게 되었고
어지간한 쇼 프로그램은 진행자를 서너명,
심지어 10명에 가까운 사람을 등장시켜 말의 틈을 조금도 없게 한다.
당연한 일이다.
조금이라도 느슨하다 싶으면 시청자는 손에 쥐고 있던 리모콘으로
여지없이 다른 채널을 탐색할 테니까.
따라서 리모콘은 단순히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만 아니라
문화적인 변화도 가져다 준 셈이다.
* * *
여기서 인간 리모콘의 기억을 떠오른다.
군 생활을 하다보면 유일한 휴식이 TV시청인데
그나마 계급이 높은 고참의 몫이라
쫄따구들은 감히 똑바로 앉아 쳐다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선발된 쫄따구 몇 명이 겨우 TV를 시청할 특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이 바로 그 이름도 찬란한 리모콘병이다.
리모콘병이란 각기 맡은바의 임무가 있어 한 사람은 채널 11을,
다른 사람은 채널 7번과 9번을 그리고 또 한사람은
소리의 크기 조절을 맡는다.
그리고 최고 고참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쏜살 같이 튀어나가
명령대로 채널을 돌리고 볼륨을 조절하니, 이른바 인간 리모콘이다.
웃자고 한 행동들이지만
리모콘의 역할과 편리함이 새삼 생각하게 하는 기억이다.
* * *
며칠전부터 TV리모콘이 보이지 않는다.
요즘은 케이블TV를 보니 볼 수 있는 채널만 대략 60개 가량 되어
리모콘이 없으면 도저히 TV시청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리모콘이 보이지 않으니 이 얼마나 큰 일인가.
잃어버린 날은 이 기회에 TV를 보지 않고 지내보자고 생각했지만
그것 또한 어디 쉬운 일인가.
리모콘 하나에 이렇게 당황하는 걸 보니
그전에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득한 옛일처럼만 느껴진다.
너무 현대문명의 이기에 편리함만 추구하며 살고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하누가
리모콘은 요즘도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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