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칼럼

젊은 상원의원 로버트 케네디

아하누가 2024. 6. 20. 00:35



젊은 상원의원인 로버트 케네디는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부와 권세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가 있는 것이

오히려 그의 약점이었다.
어느날 로버트 케네디를 곤경에 빠뜨리는 폭로 기사가

신문을 통해 보도되었다.

 

“케네디 여동생이 결혼했을 때
아버지가 1백만 달러를 썼다고 아버지 회사 직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매우 곤란해진 케네디. 그러나 케네디를 이를 이렇게 응수했다.

 

“그 얘기는 거짓말입니다. 아버지 회사 직원엔 웃는 사람이 없거든요”

 

 

         *          *          *

 

 

케네디 상원의원의 유머 감각도 탁월한 편이다.
유머의 기법은 다양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부분 이외의 것을 가지고
흥미를 돋구는 경우가 자주 활용된다.
모두가 당연히 그러리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아니라 전혀 다른 부분에서의
조그만 공통점을 가지고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는 유머 기법이다.
이런 형식으로 구성된 유머를 소개한다.

 

 

어느 두 남자의 대화.

남자 1 : 자네 감기 걸렸다더니 좋아진 것 같네?
남자 2 : 그러게. 간밤에 아내가 키스 한번 해주니 감쪽같이 나은걸?
남자 1 : 그래? 나도 감기 때문에 고생인데.
남자 2 : 자네도 해달라 그러지?
남자 1 : 그럴까? 근데 자네 부인 집에 있나?
남자 2 : ?

 

 

 

대화 중에는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위의 유머에서 보듯 부인이 키스를 해주어 감기가 나았다는 것은
당연히 자신의 부인을 말하는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하겠지만
유머 감각이 뛰어난 등장인물은
부인이 누구의 부인인지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지있게 이용하여

유머를 하고 있다.


유머는 주로 상식외의 사고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식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감각도 생기는 법이다.
다른 얘기 하나 더 살펴볼까?

 

 

어느 운전자가 옆에 앉은 애인의 손을 잡고 운전을 하는 것을 본 교통경찰이 차를 세웠다.

경찰 : 이봐요. 위험하니 두 손으로 하세요!
운전자 : 그럼 운전은 어떻게 합니까?

 

기본적인 상식이라면 옆에 앉은 애인의 손을 잡지 말고
두 손으로 핸들을 잡으라는 얘긴데
유머 감각 뛰어난 이 운전자는
애인의 손을 두 손으로 잡으라는 말로 알아들은 듯 능청을 떤다.
능청치고는 매우 애교있는 능청이다.

 

이렇듯 누구나 생각하는 기본적인 상식의 틈을 이용해 능청스런 농담을 하면
한박자 뒤에 알아들은 사람들은 더 많이 웃게 된다.

 

앞서 소개한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의 유머는
이러한 기본 형식의 유머를 통해 듣는 이로 하여금
그 농담에 정신이 팔려 본래의 의미를 잠시 놓치게 한 것이다.

 

다시 한번 케네디의 농담을 분석해보자.

아버지가 딸의 결혼식을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치루었다는 얘기가 본질이다.
검소하지 않은 집에서 자란 지도자의 비도덕성을 비난하고 있는중이며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사건의 본질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아버지 회사 직원이 웃으면서 말했다는데

머의 틈이 생긴다.
그리고 케네디는 목청 높여 말한다.

 

 

“그건 거짓말입니다!”

 

 

이때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몹시 당황한다.
또한 케네디의 아버지가 호화스러운 결혼식을 하지도 않았는데
회사 직원이 왜 그런말을 했는지,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그때 케네디는 그런 상식의 허를 찌른다.

 

“아버지 회사 직원 중엔 웃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케네디가 말한 거짓말이라는 것은 호화 결혼식이 아니라
아버지 회사에 웃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자, 그러면 이 유머 속에는 무슨 의미가 숨어있을까?

 

 

일단 매우 난처해진 상황을 슬쩍 넘어갔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속에 생긴 약간의 혼돈으로 인해
날카롭게 파고들어 흠집을 내려는 본질이 무디어졌다.
케네디의 유머 속에는 아버지가 딸의 호화 결혼식에 돈을 주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긍정적인 답이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케네디는 문맥상으로는 절대 그렇다고 하지 않았다.
다만 ‘그것은 거짓말’이라는 사실에 목소리를 높인 적만 있다.
어쩌면 사회적으로 구설수에 오를만한 사건이었지만
케네디의 그런 유머 감각으로 인해 이를 추궁하던 기자들도
잠시 본질의 의미를 잊은 것이다.


그런 표현을 통해 당사자가 인정 아닌 인정을 함으로써
기자들의 예리한 질문은 의미가 없어졌고
이 일은 더 이상 크게 번지지 않고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유머의 효과 중에 가장 뛰어난 것은
바로 이러한 경우처럼 곤란함에서 빠져나가는 길을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평소의 유머 감각이 가끔 요긴하게 쓰일 때가 있다.

 

 

 

 

 

 

 

아하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