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칼럼

드라마

아하누가 2024. 1. 17. 19:25

 

처음으로 TV드라마를 본 것은 ‘아씨’ 아니면 ‘여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당시 드라마의 주된 시대적 배경은 근대로 접어드는 시점이었고
주 내용은 기구한 사연을 바탕으로한 멜로 드라마였다.
그러다가 TV가 대중화 되면서 많은 드라마들이 나와

시청자들을 안방에 사로 잡았다.
지금 공주병 환자로 이미지를 바꾸어 재기에 화려하게 성공한

김자옥 아줌마가 신인일 때 출연한 <신부일기>,

온 국민을 훈훈한 인정으로 몰아넣은 가족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

그리고 연속극은 아니지만 범죄를 드라마로 담은 <수사반장>이라던가
청소년의 얘기를 담은 <제3교실> 등

지금 기억나는 드라마의 장면들이 눈에 새롭다.
물론 옛것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 외에도

‘향수’라는 프리미엄이 따라 다니므로

더 좋은 감정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TV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이해못할 상황과 인물의 설정들이 자주 발견되곤 한다.

이해못할 상황의 주 내용은 남녀간의 애정 문제에서 시작하여
삼각관계가 되었다가 다른 사람의 등장으로 사각관계도 되고
또 그 사람은 이미 등장한 다른 출연자와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사람이고,
그러다 결혼하고 좀 있으면 다른 사람이 등장하여
급기야 이혼하고 아이들만 남아 나타나지도 않는

엄마, 아빠를 외치며 궁상맞게 운다.
보는 사람이나 얘기를 듣는 사람이나 어째 개운치 못한 설정이며 스토리다.

물론 혹자는 평범한 얘기가 어찌 드라마의 스토리가 될 수 있겠느냐 반문한다.

그말도 맞다.
하지만 조금은 도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드라마가 사회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이미 분석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또한 더 특이한 일은 어쩌면 그리도 인연들이 많은지
등장하는 인물들이 상호간에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다 아는 사이라는 것으로,

이는 우연의 일치치고는 기가 막힐 일이다.
아마 그것도 식상할 때 쯤이면

더 이상야릇한 상황들이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제 나는 앞으로의 드라마의 배경이 어찌될 것인지 예상을 하며
21세기의 기형적 드라마 내용을 설정하려 한다.

 

 

 

       *          *          *

 

 

 

우선 남자와 여자가 주인공을 등장한다. 물론 둘은 연인 관계다.
남자는 재벌의 아들인데 여자는 가난한 집 딸이라

갖은 술수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때 뚜쟁이가 등장한다. 그리고 남자에게 부잣집 딸을 소개시켜준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과 부잣집 딸은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알고 보니 부잣집 딸과 주인공 여자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기구한 운명이라 한탄할 즈음 주인공 여자의 옛 애인이 나타난다.
그런데 그 옛 애인은 부잣집 딸의 대학동창이다.
그러나 그 옛 애인은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한 상태였다.
이혼한 후 한때 아기를 봐주던 아르바이트 학생이 있었는데

그 아르바이트 학생의 어머니는 바로 그 뚜쟁이었다.

어느날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한탄하던 주인공 여자는

자신의 어머니가 친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친모를 찾아 다녔는데 겨우 찾게된 친모는 바로
그 뚜쟁이 아줌마의 친구였다.

불쌍하게 혼자 사는 친모는 남의 아기를 봐주며
먹고 살고 있었는데 그 아기는 자신의 옛 애인의 아들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남자주인공은 한 친구에게 그 괴로운 심경을 털어놓았는데
그 얘기를 들은 친구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예전에 사귀던 여자가 결혼을 했는데
그 상대방은 바로 여자 주인공의 옛 애인이었고
기구하게도 그 아기는 바로 자신의 아기라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 주인공은 괴로운 나머지 만취된 상태에서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그때 차를 몰던 사람은 여자 주인공의 친모이자
옛 애인의 아기를 봐주던 아줌마를 흠모하던 옆 동네 쌀집 아저씨였다.

한편 병원에 입원한 남자 주인공은 병원의 간호사와 눈이 맞아 사랑에 빠지는데
그 간호사는 여자주인공의 옛 애인의 아기를 봐주던 뚜쟁이의 딸인
아르바이트 학생의 친구였다.

결국 사랑에 실패한 여자 주인공은 친모를 찾아 나섰으며
친모는 자신의 친구인 뚜쟁이에게 딸을 제자로 소개시켜주어
뚜쟁이의 수첩을 전수받은 여자 주인공은

뚜쟁이계의 신화적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다가 몇년이 지나 왕성한 뚜쟁이 활동을 하던중 스승인 원래 뚜쟁이가
자신의 딸 친구 중매를 서달라며 부탁하여 알아보니
뚜쟁이의 딸이자

자신의 옛 애인의 아기를 봐주던 아르바이트를 했던 학생의 친구인

간호사가 이혼을 했는데 전 남편이 되어버린 사람은

처음 등장할 때 자신의 애인이었던 남자 주인공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여자주인공은 잘나가던 뚜쟁이를 때려치우고
다시 처음의 남자에게 돌아가며 대미를 장식하는 듯 하지만
남자주인공의 정체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쓸쓸히 혼자 남아 따뜻한 인간애를 그리워하며 마무리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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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마 이런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지난 99년 1월.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인 현직검사가

TV 일일연속극을 시청하다
노골적인 가정폭력 장면이 삽입된 것을 보고 제작팀에 전화를 걸어
대본 수정을 요청한 일이 있었다.
제작팀은 제안자인 검사로부터

 ‘98년 7월부터 시행중인 가정폭력특례법에 따라
신고된 폭력 남편은 집에서 쫓겨나거나 사회봉사명령 등으로

교화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대본수정 등 한달여 작업 끝에 다음 방송분부터 내용을 변경키로 했다고 한다.

 

 

 

 

       *          *          *

 

 

 

 

드라마가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강력하다.
이렇게 중요한 사회적 책임에 따라 드라마를 만드는 관계자에게 공익에 우선하는
제작자의 양식을 요구한다.

또한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실생활과 허구의 미묘한 차이를
가릴 줄 아는 현명함이 이제는 필요할 것만 같다.

 

 

 

 

 

 

 

 

 

 

아하누가

2013년 현재, 내 예상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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