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한구석이나 잡지의 한 구석면에서 보는,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오며가며 듣는 우스개 소리는
생활의 신선한 활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다보니 우스개 소리를 잘 하는 사람도 늘어나게 되고
또 우스개 소리들도 나름대로 형식과 체계를 갖추어가고 있다.
주로 등장하는 우스개 얘기의 유형을 살펴보면
인기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소재로 등장한다던가, 또는 인기 드라마나 CF를
패러디한 것이 있다.
또한 [텔레토비와 국회의원의 공통점] 같이
말도 안되는 두가지를 비교해서 공통점을 찾아 내는 것도 있고,
[뚱보와 글레머의 차이], [외설과 예술의 차이] 같이
얼핏보기엔 비슷할 것도 같으나
상당히 다른 면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우스개도 있다.
뿐만 아니라 [삐삐가 핸드폰보다 좋은 10가지 이유] 등등
하위그룹이 상위그룹의 성질보다 좋다고 우겨대는
궤변스타일의 우스개 소리도 있다.
그런가하면 누구 하나를 바보로 만들어
그 비꼬는 얘기를 듣고 즐거워 하는 얘기가 있으며,
특정 집단을 우스개 꺼리로 만드는 질나쁜 우스개도 있으니
(실제로 독일에서는 벨기에 사람을 놀리는 유머들이 매우 유행한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우스개가 있는 셈이다.
물론 앞의 나열은 우스개의 소재가 되는 내용을 주로 다룬 것이고
우스개의 표현이 되는 방법 또한 여러가지가 있다.
그 여러가지 표현 방법 중에 뭐니뭐니해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잔뜩 기대를 가지게 했다가
듣는 사람의 상상을 뛰어 넘는 급반전이 이루어지는 스타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원인과 결과를 역순으로 설명해서 사람을 웃게 만드는 <인과전도>의 방식이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또 한가지 이와 비슷한 스타일이 있다면
모두들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전혀 엉뚱한 내용으로
반전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 또한 아주 유쾌하게 들을 수 있는 우스개다.
예를 들어보자.
머리카락이 얼마 없어 고민하던 한 학생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머리카락을 심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많은 머리카락을 자랑하려고 하는 순간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얘, 너 영장 나왔다!”
하지만 그 학생은 군대에 가기가 너무도 싫은 나머지
손가락을 하나 자른다(어디서 들은 얘긴데 이 부분은 유머치고 너무 끔찍하다.
유머도 소재를 잘 가려야 한다). 그리고 신체검사를 받는데
잘려진 손가락을 채 보이기도 전에 검사를 담당한 의사가 이렇게 말한다.
“자네는 평발이니 면제야!”
위의 두가지 유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얘기고 또한 개인적으로도
아주 재미있게 들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유머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유형의 얘기들은 예전엔 문학작품으로도 인정을 받았었다.
모파상의 작품이 그러하고 O.헨리의 작품이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러한 얘기속에 등장하는 이러한 사건들은 그저 얘기로써만 끝나는
한갖 우스개소리에 그치는 것일까? 천만에. 전혀 그렇지 않다.
* * *
지난 1999년 5월 6일. 우스개의 소재로나 등장할 것 같은 얘기가
정말로 벌어졌다.
오후 11시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 교동 사거리에서 이모(48.상업)씨가
음주운전을 단속하던 수원 중부경찰서 교통계 조경장(33)에게
지레 겁을 먹고 ‘맥주 한잔밖에 안먹었으니 봐달라’며 현금 5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우리의 경찰 조경장은 이를 거부하고 음주 상태를 측정한 결과,
이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단속 기준(0.05%)에 크게 못 미친 0.005%로 나타나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은 제외되었으나 그 대신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다고 하니
그 사람을 어지간히 재수없는 사람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아주 질나쁜 죄인으로 생각해야 할지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
아무튼 이야말로 어느 우스개 소리만큼 흥미로운 ‘실제상황’ 아닌가?
* * *
이 세상에는 많은 우스개 소리가 있다.
하지만 그 얘기들은 단지 허구의 세계에서만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실로 가장 가까운 우리의 생활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스개 소리를 듣고 즐거워 하면서도
자신이 그러한 우스개 소리의 주인공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우스개가 가지는 사회적인 영향은 아마도 무척이나 교훈적인 것일게다.
이렇게 교훈적인 우리의 우스개, 많이 즐기고 또한 많이 사랑하자.
아하누가
이 세상엔 누군가 지어낸 얘기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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