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칼럼

사랑의 체험수기를 집중분석한다!

아하누가 2024. 1. 11. 16:53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글이 바로
사랑의 체험과 관련된 글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추억으로 남의 얘기를 보면서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는 좋은 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기 다른 사랑의 얘기가 글로 만들어짐에따라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거나 또는 비슷한 표현이어서

그 글이 점점 진부해지고 있어 몹시 아쉽기도 하다.

 

따라서 이 기회에 그러한 글들의 공통점을 집중 분석하고
앞으로 사랑의 체험수기가 나아가야 할 참다운 길을 밝히고자 한다.

 

 

 

[분석#1]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한다!

대부분의 글들이 이렇게 시작한다.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만남중에는 여러 만남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우연한 만남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위기에 처한 여자를 어떤 남자가 구해주면서 만남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이 왜 위험한가 하면 바로 이 때문에 위기 상황에 빠져보려고
일부러 많은 여자들이 스스로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옆집 뚱순이가 보기 싫어 피해 다녔는데
며칠 안보니까 그리워져서 만나게 되었다는 식이

여자들에게도 자신감을 주고
사회적으로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향이라 하겠다.

 

 

 

[분석#2] 남자는 시간이 갈수록 호감가는 형, 여자는 청순가련형!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남녀가 이런 형태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따라서 모든 여자들이 한가지 모습으로 가꾸어 가는 모습을

성형외과의 번창을 통해 알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남자들의 모습은 그저 호감가는 형으로만 표현되어 있어
그 내부의 사정은 알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부잣집 아들이라던가 장동건이 뺨치게 잘 생겼다는 얘기는

어디에도 없이 생략되어 있다.
어쩌면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분석#3] 항상 만남을 같이 하는 음악이 한곡씩 있다!

이런 단계까지 가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뭔 음악하고 웬수졌는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항상 그 음악이 나타나며,
또한 그 음악은 평소에 즐겨 듣는 음악이 아니라 알지도 못하면서
어디선가 음악애호가에게 주워들은 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음악이 한 장면의 배경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그러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써먹어 왔다?
차라리 음악 대신 술꼬장을 부렸다던가,
만날 때마다 옆자리에서 패싸움이 일어나는 것도 참신하다고 하겠다.
그래도 음악을 고집하겠다면 아프리카 토속음악이나 장송곡을 사용하는 것도
참신하다고 본다.

 

 

 

[분석#4] 오해가 생기고, 오해가 풀리면서 사랑은 절정을 이룬다!

흔히들 말하는 클라이막스 부분은 이렇게 연결된다.
여기에 나오는 오해란 주로 여자쪽의 집안 문제나 개인적인 문제로
이것을 남자 쪽에서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것으로 매듭지어진다.
때로는 이 때 제3자가 등장하여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그 오해는 항상 극적으로 풀린다.
주로 서로의 집앞에서 늦은 시간까지 서로를 기다리고 있다가
무언가 생각나는 장소가 있어 급히 달려가서 극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이때는 대부분 비가 온다. 장마철도 아닌데도 비가 온다.

그리고 마침 우산도 없다.

따라서 빗속을 걷는다.

남이 보면 미친 짓인데 당사자들은 무척이나 멋있어 한다.
조금 구성력이 있는 사람은 이 부분에서 다음의 일을 암시하기도 한다.
참고로 가장 진부하게 표현되는 ‘그날밤 우리는.......’이 등장하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물론 그 순간에도 앞의 [분석#3]에서 제시한 음악이 깔리게 된다.

 

 

 

[분석#5] 결국 헤어지면서 얘기는 끝이 난다!

참으로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것 같이 살 것 같더니 결국엔 헤어진다.
헤어지는 이유도 많을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대부분이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니 정말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그 헤어짐의 마지막은 꼭 편지를 이용하며 그 편지의 내용이 글의
마지막을 장식하곤 한다.
요즘 편지쓰는 사람 있나?

팩스도 있고 E-Mail도 있는데 반드시 편지가 등장한다.
편지도 그냥 편지가 아니라 반드시 눈물자욱으로 글씨가 번져 있는 편지다.
이 얼마나 아니러니한 일인가?

 

 

 

                 *          *           *

 

 

 

위의 분석으로 미루어 우리는 참으로 단순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뻔한 얘기로 이끌어가는 얘기들은 계속 보니까 말이다.
또한 집집마다 오디오 보급률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도 알았으며,
편지의 또 다른 용도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결론은 이를 통해 사랑에는 시대가 없고,
시대가 바뀌어도 사랑의 감정에는 변화라는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아하누가

2013년 현재, 지금은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세상이 되었다.

2024년 현재, 지금 읽으니 근대문학에나 등장하는 옛날 이야기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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