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괜찮아, 지금 회의 준비하는 중이라 시간 있어~"
갑자기 이게 웬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
오후에 사무실 화장실에 앉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는데
옆 칸에 자리잡은 놈이 전화기에 대고 하는 소리다.
요즘 핸드폰 없는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똥 사는 상황에서도
핸드폰으로 통화를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도 각박하게 느껴졌다.
그것만해도 이미 불쾌한 기분인데
전화 내용을 들어보니(원치 않아도 들릴 수밖에 없다) 그 내용 또한
몹시 가증스러운 것이라,
똥 싸는 놈이 회의고 뭐고 마치 화장실에서 똥 싸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식적인 말투가 몹시 귀에 거슬렸다.
모처럼 행복하게 똥을 싸야 하는 시간이 매우 불쾌한 시간이 되어버렸다.
똥 싸러왔으면 성공과 실패 여부로 기분을 가늠해야 할진대
또 다른 변수로 인해 배설의 쾌감을 잠식당하고 있음이 몹시 서운했다.
조용히 밸브를 눌렀다.
쏴~ 하는 요란한 화장실 물 내려가는 소리가 옆 칸에 자리잡은 사람과
통화하는 그 누군가에게도 크게 들렸을 것이다.
그러니 조금 개운해진다.
올바른 핸드폰 문화, 이제야 비로소 절실하게 다가온다.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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