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칼럼

필리핀 전 대통령 아로요

아하누가 2024. 6. 19. 00:14


 

필리핀의 대통령은 여자다.
필리핀은 우리에게는 단지 가난한 동남아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우리 못잖아서

우리보다 먼저 군부독재를 종식시키기도 했고
우리는 아직 상상도 힘든 여자 대통령을 두명이나 배출한 정치 선진국이다.

 

 

2002년 3월.
마닐라 불리틴지의 1면에 아로요 대통령의 스커트가 살짝 올라가
팬티가 희미하게 보이는 사진이 게재되었다.
어느 나라나 눈길을 끌만한 선정적인 기사를 의도적으로 게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 사진이 화제가 되자 이에 아로요 대통령이 멋진 유머로 응수했다.

 

 

“나도 힐러리 여사와 여배우 샤론 스톤과 공통점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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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지도자가 보여주는 유머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여유가 있어 보인다.
실수인지 고의인지 (적어도 실수였을 리는 없다)

신문사의 의도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이 이렇게 진행되었을 때 이 문제에 언성을 높이고 화를 내었을 경우
국민들은 눈쌀을 찌뿌리게 마련이다.

속으로야 어떻든 겉으로는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유머라는 것은 이런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알려준다.

미국의 언론 또한 마찬가지여서 힐러리의 많은 사진중에
그런 부분을 의도적으로 게재하여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아로요는 이런 점에 빗대어 유머를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유머적인 면이 모자라고
또한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팬티의 대명사’ 샤론 스톤을 유머에 등장시켰다.

매우 순발력이 뛰어난 적절한 비유 대상의 선택이다.
아마도 샤론 스톤만 등장시켰으면 대통령으로서는 약간 천박해 보일 듯하고
또 힐러리만 등장 시켰으면 스커트 속으로 살짝 비친 팬티와의 연관이
이해가 안갔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두 사람의 비유는 매우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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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라면 그를 따르는 국민들에게 언제나 넉넉한 여유를 보여주어야 한다.
지도자가 흥분하고 지도자가 흔들릴 때 국민은 불안하다.
그렇게 때문에 지도자는 유머도 품위있게 해야 하고 세련되어야 하며
또한 여유가 넘쳐야 한다. 그것이 지도자의 임무요 또한 고뇌다.

 

 

 

 

 

 

 

 

아하누가

지금 우리는 필리핀의 전철을 답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