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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2014>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부정적인 스토리텔링의 예를 들기 위해 수강생들에게 질문했다."역사적으로 아직도 잘 통하는 부정적인 스토리텔링은 뭐가 있을까요?"내가 설명하려던 내용은 '종말론'이었다.그때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대답했다."교회(종교)입니다!"".......!".뭐라고 설명할 말이 없어 적당히 얼버무렸다.그 학생......대단하지 않은가?

<페북-2014> 아내

요즘 방송을 보면 너도나도 아내라는 말을 남발하고 있다.아무개씨 아내.....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데, 참 어이없는 사용이다.아내라는 단어는 자신의 아내를 남에게 지칭할 때 쓰는, 오직 자신의 배우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게 특화된 단어다.남의 배우자는 그냥 부인이라고 하면 된다.아무개씨 아내. . . 도대체 이게 어느나라 말인가?

<페북-2014> 꿈

한낮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간밤에 내가 등장하는 꿈을 꾸었다며, 나름대로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남편에게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꿈이라며 내게 전해줬다.문득, 거짓말처럼 지난주에 좋은 기분에 사두었던, 그러나 잊고 있어서 맞춰보지도 못한 로또복권이 지갑에 잠자고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이제 나는 확신한다.내일 아침이면 나는 아마도.......페이스북 친구가 두배로 늘어나 있을 것이다.

<페북-2014> 성향

사람들은 간단한 행동과 동작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향이 드러난다.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는 자세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요즘 나는 눈을 깜박이는 동작만으로도 사람을 알 것 같다.그 사람이 그동안 자신에게 필요한 일을 하며 살았는지, 아니면 남이 필요한 일을 하며 살았는지....상대가 눈을 감았다 뜰 때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이건 어려운 기술이나 재주가 아니다.아마 많은 사람이 동감할 것이다.

<페북-2014> 타로

홍대앞에 갔을 때 타로(TAROT)점 치는 노점을 봤다.저건 어떻게 하는 걸까 생각하다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타로점을 쳤다는 게 아니라 내가 남에게 타로점을 쳐주는 걸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냥 내키는대로, 내 마음대로 썰을 풀면 될 것 같았다.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타로는 이미 알려진 풀이법이 있으니 내가 내 마음대로 하면 사람들은 기존의 기준에 의해 엉터리라고 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그냥 내맘대로 타로 같은 카드를 하나 만들면 되잖아?내가 만든 카드로 내가 점을 치겠다는데 정답이 어딨어.내말이 곧 정답이지.앞으로 타로점의 시대는 가고 내가 만든, 새로운 스타일의 점이 유행하게 될 것이다.그래서 작업에 들어갔다.중국 스타일을 컨셉으로 잡아 49장의 카드를 제작하기로 했다.애정..

EPISODE-11_맨손으로 화산에 오르다!

이번 촬영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촬영은 화산 등정이었다. 화산도 살아서 활동하는 활화산이다. 필리핀 루손섬 남부에 있는 마욘산이라는 화산으로, 공중에서 봤을 때 정확한 원추형의 모양을 띄고 있어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활화산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거야 구경하는 사람들의 생각이고, 직접 올라가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 일정에 대비해서 나름 체력관리도 하고 컨디션 조절도 했지만 막상 눈앞에서 자연의 웅장함을 보니 다리가 저절로 달달 떨렸다. 답사 다녀온 스탭은 별 거 아니라며, 슬리퍼 신고도 올라갈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런 말도 안되는 허세는 오히려 심장만 더 쪼그라들게 했다. 모든 촬영일정은 이 화산 등정에 맞추어져 있었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을 촬영 초반에 해치우..

EPISODE-10_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티비 프로그램을 촬영하다보면 반드시 발생하는 난감한 상황이 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제작진과의 갈등이다. 제작진은 제작진대로 제작의 의도가 있을테고, 출연자는 출연자대로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주기 바라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본적으로 다른 생각에서 발생하는 경우니 서로 합의와 절충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당장 카메라가 돌아가는 현실에서 원지 않은 촬영을 해야 할 경우다. 기분도 좋지 않고, 하필이면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 이상한 행동을 요구한다. 춤을 추라든가 또는 열심히 일하는 인부들 사이에 끼어 함께 일을 하라는 등의 주문이다. 그것이 좋은 장면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건 아마추어 방송인인 나의 생각일 뿐이고, 방송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어떤 해프닝이 생기더라도 영상에 담지 않으면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