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주제 하나 제시한다.
저마다 생각이 너무도 다른 음악에 대한 얘기다. 긴글이 될 것 같다.
음악을 좋아하고 또 전공한 사람들은 펄쩍 뛰겠지만 컴퓨터가 음악을 작곡하게 될 듯하다. 서양음악에 근거한 현대음악은 음계와 길이, 그리고 박자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요소들을 사람의 감성을 움직일 수 있도록 아름답게 구성하는 것이 음악의 디지털적 분석이다. 그 경우의 수가 무한하다고 하지만 가장 아름답게 조합하는 수는 이미 대부분 나왔다고 본다. 그래서 17세기에 만들어진 음악이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수학적 조합이 쉽지 않아 새롭게 등장한 것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게 랩이라 생각한다.
이런 수학적 논리를 전제로, 음계와 음표를 디지털화하여 컴퓨터에게 조합하게 하면 어떨까? 기존의 음악 10만곡 정도 입력하고 이에 대해 4마디 이상 겹치지 않게 조합하는 것이다. 음악을 텍스트처럼 인식하는 미디파일식으로 환산하면 그 용량이라고 해봐야 주머니에 있는 USB로도 넉넉하게 들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컴퓨터가 작곡할 수 있다는 얘긴데, 이 경우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보다 쉬울듯 싶다.
이런 생각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늘상 하던 생각이었는데, 차츰 분위기가 변하더니 드디어 현실로 나타났다. 놀랄 것 없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작곡이 의미가 없어지게 되니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분노와 반박 그리고 혼란이 생길 것 같다. 글을 쓰는 컴퓨더(봇)도 등장했으니 이보다 더 수학적 경우의 수가 적은 음악은 더 혼란스러울 듯하다.
이제 음악도 컴퓨터가 만들어낼 것 같다. 대중음악라면 그동안 나오지 않은 조합으로 수백개의 샘플을 내고, 개성있는 가수를 통해 완성도를 높히면 될 것 같다. 노래하는 사람의 문제지 작곡의 문제가 아닐 수 있게 된다. 여기까지가 늘 생각해왔던 얘기다. 난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 알파고를 통해서 확인한 셈이다.
앞으로의 문제는 예술보다는 철학에 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냥 내 예상이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면, 음악의 수학적 통계와 디지털 분석이 가능하다면 그 근본적 이유는 서양식 음계의 한계 때문이다. 1옥타브 8음, 반음이 있다해도 13음이고, 평범한 음악이라면 피아노 건반 좌우측 끝까지 활용하지 않을테니 몇개의 옥타브 안에서 음계의 조합이 이루어진다. 물론 빠르기까지 조합되니 경우의 수는 무한할 것 같지만 디지털 시대에 그정도 경우의 수는 아무 것도 아닌 셈이다. 결국 서양식 음악은 한계가 왔다.
이제 필요한 건? 새로운 음계의 필요성이다. 다행히도 우리 음악엔 예전부터 그런 음계를 즐겼다. 서양음악에는 음과 음 사이에 반음만 존재하지만 우리 전통음악엔 서양식 음과 음사이에 수많은 음계가 존재했다. 그것을 가지고 마치 음을 농락하던 소리, 그것이 농현이다.
어쩌면 우리의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 세상을 바꿀 지도 모르겠다.
PS> 2024년 현재,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파고 바둑 신드롬 이후 (1) | 2024.07.09 |
---|---|
한낮의 취객 (0) | 2024.07.09 |
지퍼게이트 (0) | 2024.07.08 |
강아지 한마리 (0) | 2024.07.08 |
아줌마와 아저씨, 그리고 바바리코트 (0) | 2024.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