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친구와 오래전에 했던 그 일을 다시 하게 되었다.
적당한 시기가 오면 반복해서 하는 일이니 그리 생소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일을 해온지가 상당히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라
그 인연 또한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다.
"이거 이러다 우리 나이 70살 되어도 같이 앉아서
이 일 하고 있는 거 아냐?"
일하다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농담삼아 말을 건네니
친구의 대답이 더 걸작이다.
"당연하지. 그럼 우리가 나이 70에 좋은 양로원에서 만날 거라고 생각했어?"
".......?"
나이 70세 정도 되면 지금 예상되는 그때의 사회적 분위기로 보아
당연히 잘 꾸며진 실버타운에 있는 것이 정상 아닌가?
그런데도 이 친구는 그런 행복한 상상은 어림도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약간은 서글픈 우리의 미래를 예상한고 있었다.
"우리가 70세가 되어 양로원에 들어가려고 한다 치자.
이미 90세, 100세 되신 어른께서 분명히 이렇게 말할 거야."
"뭐라고?"
"아니, 이제 나이 70밖에 안먹은 사람들이 벌써 양로원에 오면 어떻게 해?
일해야지!"
".......!"
하긴 그도 그럴듯한 예상이다.
현재의 상황으로 예상되는 우리의 미래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료수준의 발달로 인해 고령의 나이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까지 적용하여 예상한다면
고령화 사회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리고 잠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앞으로 예상되는 30년 뒤의 미래는
현재의 내 입장에서는 약간 골치아파 질 것 같다.
모두가 예상하듯 의술의 발달로 인한 평균수명 연장과 생활수준의 향상,
그리고 저출산 현상으로 미루어 짐작한 30년 뒤의 인구분포는
현재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내 나이의 성인들은 현재 법으로 규정된 정년보다
더 오랜 시간 근로에 종사해야 한다.
그때의 나이가 되면 순발력이 떨어지고 첨단 시설에 적응하지 못하니
아마도 단순 노동직에 종사해야 할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는 일이라던가 또는 쇼핑센타나 문화센타 안내데스크,
버스 등의 차량 기사 등이 주요 직종이 될 것이다.
비록 통행료 징수직이나
안내 데스크직이 자동화 시설로 인하여 자동처리 되더라도
단순 반복 업무는 어떤 방향으로든 남아 있을 것이니
그런 직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직종이 문제가 아니라 인구의 연령 분포로 보아
그때까지 당연히 일을 해야 사회의 조직과 구조가 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저런 예상으로 또 한번 미루어 짐작하니
지금의 내 나이(43세. 1964년생)는 30년전의 25살과 엇비슷하지 않을까?
* * *
한편으로 이러한 사실은 그리 슬퍼할 일만은 아닌 듯싶다.
시간만 30년전으로 돌렸다 뿐이지 예상되는 미래에 대한 연령분포의 위치는
내가 정말 25살이던 18년전과 비슷할 것 같다.
25살이면 '일주일만 젊었어도'라며 탄식할 나이도 아니고,
새로운 도전에 나이가 뭐가 중요하랴만 그때부터 뭘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다.
다시 설명하면 대학에 입학해도 크게 이상할 게 없는 나이라는 셈이다.
조금은 서글플 것 같은 미래의 예상을 통해 나는 18년이란 긴 세월을 벌었다.
아마 여태까지 해오던 직종을 떠나 새로운 직종에 도전한다 해도
그리 늦은 시기는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인생이 조금 재미있어 질 것 같다.
어쩌면 더 신나는 미래가 될 수도 있겠다.
지금이라도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게 다행이다.
장밋빛 미래는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이니까.
아하누가
시간은 지금도 계속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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