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단편유머

바둑

아하누가 2024. 7. 3. 02:02


 

케이블 TV 바둑방송에서

개그맨 심형래와 임하룡이 대국을 하는 설날 특집 프로가 있었다.
두 사람은 아마추어 7급 정도의 기력을 가졌으므로

바둑을 잘 두는 프로기사들의 바둑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많은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바둑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바둑을 두는 대국실에서
바둑판과 돌이 부딛히는 소리를 들리게 하기 위한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 두사람은 자신들의 직업답게

바둑을 두면서도 많은 말들을 계속 오가고 있었으며,
그 내용은 주의깊게 듣지 않아도 잘 들릴만큼 TV화면을 통해 나오고 있었다.

 

바둑이 치열하게 전개되어 가던 중반전이 되었을 때
후배인 심형래가 계속 큰 소리로 하는 말이 들렸다.

 

‘바둑두는 사람 어디 갔나? 바둑 두는 사람 어디갔어?’

 

그랬더니 임하룡이 이에 대꾸하는데 벌렁 누워서 TV를 보던 나는 벌떡 일어나
깔깔대며 웃고 말았다.
임하룡은 ‘바둑두는 사람 어디 갔냐?’를 묻는 심형래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너 둘 차례야!..........”

 

 

 

--------------------------------------------------------------------------
바둑이 가지는 커다란 매력은 실력이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이를 즐기는 사람 모두에게 흥미와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어쩌면 저 두 사람이 두는 바둑은 본인들 스스로는 이창호와 조훈현이 두는 바둑보다
재미있게 느낄 것이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바둑이라는 것은 이제 구시대의 오락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바둑처럼 인터넷과 어울리는 게임은 세상에 없다.

 

 

 

'창작 단편유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명  (0) 2024.07.03
조회수  (0) 2024.07.03
잘못 보내면 엽기적으로 변하는 문자메시지  (0) 2024.07.03
세계속의 서울  (0) 2024.07.03
상황에 따라 끔찍하게 들리는 말, 말, 말  (0) 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