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가 열리는 성남 제2종합운동장은 분당 아파트촌 근방에 있어
오랜만의 큰 경기에(다시 있기도 힘든) 많은 주민과 축구팬이 몰렸다.
경기장은 작은 규모였는데 잔디상태는 비교적 좋아보였다.
사람이 들이 많은 탓에 코너플래그쪽 구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니
오히려 TV로 볼 때보다 경기 내용이 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TV에 익숙해진 탓이다.
실제로 경기를 지켜보니 가장 놀란 부분은 폴란드 선수들의 커다란 체격이다.
상대를 압도할 만큼 우람하고 큰 키는 보기에도 매우 위협적이다.
경기에서도 드러났지만 폴란드 선수들의 제공권은 놀랍다.
우리 선수들이 제공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2.
경기내용은 오히려 성남이 앞섰다.
전반 몇 차례의 찬스를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하여
오히려 선취점을 실점하는 바람에 경기를 더욱 힘들게 이끌어 갔다.
몇 차례의 찬스를 무위로 돌린데는
폴란드의 골키퍼 두덱의 선방에도 그 이유가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골키퍼라 칭해도 손색이 없는 골키퍼 두덱은
이날 90분 전 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선방으로 눈에 띈 것이 아니라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수비의 각도를 줄이고
앞뒤로의 유동적인 움직임이 상대 공격을 무디게 했다.
성남이 기록한 슈팅이 대부분 사각에서 이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되돌아본다면
골키퍼의 능력이 단지 상대방의 슈팅을 막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한다.
이 골키퍼는 우리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장벽이다.
3.
전후반을 통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는 성남의 김대의 선수다.
요즘의 기량과 컨디션으로만 본다면
국가대표 주전으로도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런 김대의 선수는 상대적으로 약한 폴란드의 좌우 윙빽을 유린하듯
사이드를 헤집고 다녔고
이 점은 우리 국가대표팀에서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이천수나 최태욱, 그리고 차두리 정도의 스피드가
김대의 선수와 비슷하다고 본다면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성남도 상대의 뛰어난 제공권을 의식해서 무리한 크로싱보다는
사이드에서 다시 중앙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많이 이용했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오히려 폴란드 수비진이 당황스러워 했다.
그러나 성남은 그 좋은 찬스들을 부정확한 슈팅으로 일관하여
득점에 실패했다.
이런 면에서 요즘 슈팅력이 좋아진 국가대표팀에게는 더욱 희망적이다.
4.
후반엔 올리사데베 선수가 출장했다.
굳이 폴란드전을 직접 관람한 이유는 바로 이 선수 올리사데베 선수 때문인데
컨디션이 매우 안좋다는 언론의 보도보다는 충분히 위력적이고 위협적인 선수다.
다만 플레이 스타일이 부지런히 먹이를 쫓는 스타일이 아니라
골문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가 공이 도착하면
민첩하고도 날카로운 돌파력과 빠른 슈팅 타이밍을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그런 면에서 전문가의 예상대로
패스의 줄기를 미리 차단하는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
박지성, 유상철, 김남일의 강한 수비력에 기대를 한다.
폴란드는 팀 분위기에 활기가 없어 보인다. 전반적인 침체기다.
이런 분위기에서 첫 경기를 맞는 팀이 주최국이라는 사실이
별로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미국을 첫승의 제물로 생각했던 당초의 계획에서 변경하여
첫경기인 폴란드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좋은 전략일 듯싶다.
아하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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