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칼럼

여자, 여자, 여자

아하누가 2024. 1. 17. 20:11


실생활에서는 자주 일어나지 않지만
가끔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남자와 여자의 차별에 대한 논쟁을 보게 된다.
불평등으로 시작된 그런 논쟁은 대개 마지막에 가서는
우월 의식으로 변질되어 본질을 훼손시키곤 한다.
구별과 차별을 잘 구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한 주제는

하루를 마치는 일기 주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생략하고.

 

 

남자와 여자의 차별 또는 우월에 대해 많이 생각한 적은 없지만
간혹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남자와 여자들을
각각 다른 나라의 남자와 여자들과 비교하여 그 우위를 가늠하곤 한다.
그런데 그 생각의 끝은 언제나 여자들의 압도적 우위로 끝나게 된다.
외국에서 그 나라의 여자들과 얘기하게 될 경우

(설마 내가 대화를 했을 리는 없고
몸짓과 표정, 그리고 분위기로 의사를 파악한 것뿐이다.)
나는 가끔 우리나라 여자들과 비교를 해본다.
그 여자가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때 더욱 그런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의 결론은 항상 이렇다.

 

'아무리 그래도 니네는 우리나라 여자들하고 붙어보면 쨉도 안돼.'

 

그러한 생각은 비단 나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남자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세계 어느 나라의 여자들보다 억척이고 드세며 화끈한 여자들이
우리나라 여자라는 점에서 주변 남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어쩌면 나라가 이만큼 성장을 한데는

그런 여자들의 강인함이 중요한 원인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남자들은 여자와 남자라는 기본적 차별을 무시한
상대적 우열을 따지지 말고, 외부 세력(?)과의 상대비교를 통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한수 접고 들어가야 한다.
왜 남자들이 여자들 앞에 꼬리를 내려야 하냐고?
그건 그 여자들이 대한민국 여자들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여자들이 도대체 뭐가 어떠하기에

이런 뜬금없는 소리를 해대는 걸까.
거기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 * *

 

 

 

 

요즘 아시안게임이 한창이다.
아무래도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보니 자주 보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남자들이 하는 경기는 도무지 불안해서 못보겠다.
특히 1:1로 맞짱 뜨는 경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그것이 투기 종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유도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축구나 다른 구기 경기의 중계를 보다 보면
유도 결승전이 열리면 화면을 유도장으로 바꾼다.

그러면 막 결승전이 시작되고 있다.
그런데 종목이 남자일 경우에는
어째 상대 선수에게 목이 졸려

뒤로 나동그라질 것 같이 느껴져 몹시 불안하다.
그런데 출전자가 여자인 경우

왠지 모르게 보는 내가 자신감이 넘치고,
금메달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심지어 상대 여자 선수가 불쌍해 보이기 시작한다.

 
혹시 내게 남들이 없는 마마보이 증세나

기타 여성신봉주의가 있는 게 아닌지 궁금하여
같이 TV를 보던 주변 동료들에게 물으니
모두들 손바닥을 책상을 쳐가며 긍정의 호들갑을 떨어댄다.
반론의 대가인 사무실 동료들도 그 부분에서는 단 한건의 반론도 없다.
아니나 다를까 TV에 나온 선수들도
그러한 기대에 어울리게 모두들 시원시원한 경기를 한다.

아무리 봐도 대단하다.

 

 

재작년인가?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여자선수가

전 선수단의 4분의 1정도 되었지?
그런데도 획득한 메달수는 남자와 비슷했다.
이번에도 그 정도의 비율로 선수단이 구성되었을 듯한데

(조사해보고 싶었는데
이게 뭐 논문도 아니고 일기나라 사설도 아니어서 그냥 참았다.)
결과가 어찌될지 궁금하다.

예감으로는 아마 남자들보다 많이 얻지 않을까.

 

 


그런 여자들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자랑거리다.
그리고 그러한 점들은 남자들도 잘 알고 있다.
아마 모른 척하거나 또는 일부러 폄하시키는 건지도 모른다.
왜긴 왜겠어. 더 못하니까 그렇겠지.
그러니 이번 아시안 게임 기간 동안이라도 한수 접고 살자.

그게 남자들 건강에 더 좋을 것이다.

 

 

 

 

 

 

 

 

 

아하누가

올림픽 시즌에 이 논리는 명확히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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